마음에 피는 꽃, 詩

소섬

제주영주 2006. 3. 9. 20:09

 

 

소섬


황금 깃털로 옷을 짜는 쇠머리 오름에는
외로운 등대들이 모여 살고
검게 그을린 여인네들이 동안경굴보다
깊숙한 어둠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간다


색색지붕들이 바다로 나가
온 종일 어머니를 기다리다
울다 지쳐버린 어린아이처럼 쓰러져 잠이 들면
철썩이는 파도가 텅 빈 집을 지킨다

우도에는 바다가 집으로 들어와 살고
여인네들은 바다에서 산다
바다 속 깊숙이 따 올리는 푸른빛은
바다보다 더 짙은 여인네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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