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구리를 꿈꾸는 사람들

한라산 자락 원시림, "사려니숲에서 놀아요"

제주영주 2009. 5. 24. 22:54

 

 

 

 ▲ 사려니숲길에서 유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숲속 유치원'.

 ▲ 사려니숲길에 탐방객들로 붐비자 노루가 귀를 종끗 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 나뭇잎 세밀화 프로그램에서 월랑초교 어린이가 나뭇잎을 그리고 있다.

 

 ▲ 천미천계곡에서 월랑초교 어린이들이 조릿대 배를 띄우고 있다.

 ▲ 자연학습체험활동에 참가한 월랑초교 김지원(4학년) 어린이가 이날 느낌을 적어 보여주고 있다.

 

 ▲ 숲해설사 강윤복씨는 사려니숲길 걷기 탐방에 나선 관광객들에게 사려니숲을 설명을 하고 있다.

 

▲ 숲해설사 조영균씨는 사려니숲길 걷기 행사에 참여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자연림으로 조성된 삼나무숲과 음이온, 피톤치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한라산 자락 원시림, "사려니숲에서 놀아요"

 

가정의 달 5월, 아이들 손잡고 자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듯.

 

노루가 뛰노니는 숲, 제주휘파람새가 저저귀는 숲, 한라산 맑은 물이 흐르는 태곳적 숲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사려니숲길 걷기 국제탐방 행사'가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이다.

 

한라산국립공원 동측 경계인 성판악휴게소 동남쪽에 형성된 요존국유림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난대산림연구소 한남시험림에 위치한 사려니오름의 명칭을 이용해 사려니 숲길이라 부른다.

 

이번 열리는 행사는 표고재배장을 연결했던 임도를 재정비해 산림문화, 자연학습체험활동, 명상의 숲길 걷기, 산림치유,  숲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자연사랑의 마음을 심어주는 생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발 500~600m 안팎 한라산 중산간지대의 사려니숲길에는 환경운동연합 소속 '소똥구리를 꿈꾸는 사람들' 5기생 21명이  똘똘뭉쳐 숲해설을 맡고 있다.

 

이들은 사려니숲길 곳곳에 배치돼 사려니 숲길 걷기 탐방객 안내 및 자연학습체험활동,  '월든' 등 전반적인 숲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려니숲길에 첫 발을 내딛는 곳으로 '숲에ON'은 사려니숲길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의 전반전인 내용을 안내하는 곳으로  표교재배 체험장과 산림문화박물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비자림로에서 약 1.5km에 위치한 천미천계곡의 지류 일대에선 '새왓네 아이들'이란 테마를 갖고 '숲속 유치원','비밀의 숲', '숲속 학교' '숲에강 놀게' 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3일 월랑초등학교 교사.학부모, 학생 90여명이 사려니숲에서 열리는 자연학습체험활동에 참여했다.

이날 체험활동으로는 '숲에는 누가 살까요'란 주제로 '숲속 친구 되어보기' '숲에 대해 알아보기' '나뭇잎 세밀화 그리기' '조릿대 배 만들기' '숲속 빙고게임' 등이 진행됐다.


이날 체험활동에 참가한 월랑초교 김지원(4학년) 어린이는 "숲해설사 선생님이 숲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줘서 숲을 이해하게 됐다"며 느낌을 적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천미천계곡에서 꿈과 소망을 담아 조릿대 배를 띄워 보내는 아이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한 동여중 학생 30여명이 숲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제주의 산림문화와 숲이 하는 일, 자연학습체험을 했다.

 

이외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유와 명상이란 테마를 가지고 월든에서 자연나눔, 명상, 시 낭송, 숲 체조, 사려니 숲이야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월든은 비자림코스와 붉은오름코스 사려니오름코스가 만나는 지점인 사려니 숲길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사려니숲길을 거닐다보면 착한 눈망울 가진 노루, 다람쥐 등을 만날 수 있다. 까마귀의 울음소리와 이름모를 산새소리도 들려온다. 한라산 맑은 물이 흐르는 곳, 천미천 계곡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다.

 

다양한 초록 손들이 반짝이며 맞이하는 숲, 아주 머언 옛날 이야기들이 바위를 지나 큰 키 나무의 뿌리를 어루만지며 자잘한 풀꽃의 씨앗을 보듬으며 졸졸 흐르고 있다.

 

이처럼 평화로운 숲 속에는 화전민의 삶과, 4.3의 아픔역사도 짙게 배어난다. 제주 곳곳에는 4.3의 아픈 기억들이 어딘들 없으랴, 이렇듯 사려니 숲 일대에도 4.3주둔지로 임시 움막을 짓고 생활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흐르던 이야기는 어느 돌부리에 걸려 한숨을 토해내기도 한다. 그들의 흘린 눈물 처럼  천미천 지류를 타고 흘러가고 있다. 아이들이 띄워 놓은 조릿대 배를 타고...

 

흐드러지게 핀 때죽나무의 은은한 종소리에 겸허해지는 사려니 숲길을 오늘도 걷고 있다.  그들의 지나던 길위에 서 있다.

 

 

 ▲ 흐드러지게 핀 때죽나무의 은은한 종소리가 사려니숲길에 울려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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