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추분취

제주영주 2006. 10. 1. 20:37

 

 

 

 

 

 

꽃은 아름답습니다. 그 어떤 꽃도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그러나 첫눈에 화려하게 보이는 꽃이 있는가 하면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꽃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꽃에 우선 눈이 가기 마련입니다.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꽃이 자꾸 나를 불렀지만, 처음 보는 순간 예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습니다.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초록몸짓은   어디서든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은은한 가을볕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길을 걸어가는 마음 한구석에는 아름답고 특별한 가을꽃을 만났으면 하는 생각으로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몸짓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두리번거리면서 걸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답고 특별한 식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몸짓이 나를 가로막았습니다.


그 순간, 이 식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라는 의혹이 일어났습니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식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들꽃인데 어디서 봤을까? 이름은 무엇일까?

 

예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는 귀를 막아 버렸던 것입니다. 귀를 막았지만 나의 눈은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색한 몸짓에 꽂혔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꽃은 작고 오밀조밀한 신비로운  꽃의 세계를 살며시 열어 주었습니다.
꽃이라 부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꽃과 눈 한번 마주치고 나니  오밀조밀 피워내는 자그마한 꽃송이들이 모여 신비로운 꽃의 세계를 살며시 보여줍니다.

 

잎겨드랑이 밑으로 자그마한 꽃이 피어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열매처럼 보이나 열매가 아닌 자그마한 꽃송이들이 모여서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음이  신기합니다.

자그마한 꽃송이들이 셀 수 없을 만큼이나 촘촘히 질서를 지키며 하얀 꽃잎을 살며시 열고는 그 안에 암술이 꽃잎보다 길게 나와 있음이 보입니다. 신기하여 손끝으로 살며시 건드렸더니  연약한 꽃잎은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1m 정도의 키에 볼품없이 가지는 벌어지며  꽃이 아닌듯한 자그마한 꽃을 피워내는 이 식물은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식물과는 달리 관심을 끌지 못한 탓에 이 식물의 이름을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국화과 식물로  은분취, 버들분취, 참취, 곰취, 수리취 등이 있습니다.  "취"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식물의 이름은 “추분취”라는 국화과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1000m 이하의 숲 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다년초 식물입니다.

 


꽃에 관해 알기 전에는 초록 몸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꽃이름을 알고 그 꽃에 대해 알고 나면 초록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조차 신비롭게도 꽃의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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