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갯쑥부쟁이

제주영주 2006. 3. 9. 14:39

 

 

보랏빛 갯쑥부쟁이…"고난의 삶을 얘기하다."
[꽃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아름다운 제주만이 그려낼 수 있는 풍광 속으로

▲ 가을 하늘을 그려 놓은 듯 출렁이는 바다를 그려 놓은 듯 아름다운 몸짓으로 유혹하는 갯쑥부쟁이.

▲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서있지만 자신의 빛깔을 잃지 않는 꽃, 갯쑥부쟁이.

멀미나도록 출렁이는 짙푸른 바다와 산방산을 이어 봉긋봉긋 솟아오른 오름군들이 한라의 맥을 이어가는 풍광이야말로 자연이 그려내는 멋들어진 예술입니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광 속에 어여쁜 들꽃이 손짓하며 발길을 붙잡습니다. 바닷가 부근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갯쑥부쟁이지만 아슬아슬한 벼랑 끝에 뿌리를 내린 갯쑥부쟁이는 특별하게 다가온 나의 들꽃입니다. 용기 있는 갯쑥부쟁이를 담아내기 위해 벼랑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갯쑥부쟁이 너머로 산방산과 어우러지는 바다 속으로 금방이라도 꽃잎이 바람에 나부끼며 짙푸른 바다로 낙하할듯합니다.
아슬아슬하게 벼랑 끝에 서있지만 당당하게 보랏빛 날개를 펄럭이며 짙푸른 바다와 가을 하늘을 담아내는 갯쑥부쟁이의 용기가 참으로 기특하기만 합니다.

 벼랑 끝에 서 있어도 아름다운 빛을 잃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갯쑥부쟁이여, 지금 내가선 자리가 힘들다 하여도 벼랑 끝에 서 있는 갯쑥부쟁이 만큼이나 하겠니.
갈바람 속으로 등 굽은 아버님이 지나가더군요. 그때 갈바람이 나의 눈망울을 적셔버렸지······.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아니, 울 수조차 없기 때문에 씩씩한 체했어···. 너를 만나 하나도 힘들지 않아, 너의 용기에 힘을 얻었어. 고마운 나의 들꽃이여,
이렇듯 힘든 마음을 달래주는 갯쑥부쟁이는 특별하게 다가와 가슴속 깊이 머물었습니다. 마음을 빼앗은 갯쑥부쟁이는 작은 키에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나풀거리는 연보랏빛 꽃잎으로 피로에 지친 마음을 말끔히 날려 보내주며 용기를 줍니다.
가을 하늘을 그려 놓은 듯 출렁이는 바다를 그려 놓은 듯 연보랏빛 꽃잎이 바다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예술, 바다와 오름 그리고 들꽃이 있어 한층 생동감이 넘쳐나는 예술을 그 누가 그려 낼 수 있을까요. 오로지 아름다운 제주만이 그려낼 수 있습니다.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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