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꽃처럼 싱그럽게 아름답게 자라거라!

제주영주 2006. 3. 28. 10:39

꽃처럼 싱그럽게 아름답게 자라거라! 

 
토요휴무를 맞이하여, 
 
 
 
 
 
 
토요휴무를 맞이하여 자연을 벗삼아 단둘이서 오솔길을 지나 작은 숲으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아이의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아이도 엄마 손을 오랜만에 잡아서 그런지 아주 좋아합니다. 손을 잡아서 좋아하기보다는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없이 행복해 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자연은 늘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유로운 시간만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풀꽃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토요휴무다 하여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아이와 함께하면서 서로 주고받는 대화도 좋습니다.

길섶에는 풀꽃들이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더 바랄 것 없는 날입니다. 봄바람에 감미로운 유채꽃 향기가 휘날립니다. 유채꽃 향기를 맡으며 훨훨 날아가고 싶은 봄입니다.

그러나 감미로운 향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 식물도 있습니다.

 

 

 

▲사스레피나무

 


사스레피나무는 자그마한 꽃들이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자그마한 꽃들은 마치 작은 방울을 매달려 놓은 듯 앙증맞습니다. 사스레피나무는 앙증맞게 생긴 꽃이 피면 화장실 냄새가 지독하게 풍겨옵니다.

사스레피나무 꽃냄새를 맡고는 아이가 물어봅니다. "엄마, 식물들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갖고 있나 봐?" 장미는 가시로 자신을 방어하듯이 사스레피나무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셈이지요.

자그마한 풀꽃들이 꽃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 꽃은 개불알풀이야, 꽃이 지고 나서 씨방이 맺혀 있는 모습이 우습게도 개 불알을 닮아서 개불알풀이라고 이름을 지어 준거야."

"이 꽃은 광대나물이야, 꽃을 가만히 살펴 보면 마치 귀여운 토끼 같기도 하고 또는 여우 같기도 하지? 이름이 재미있는 풀꽃이야 이파리가 광대들이 입는 옷을 닮았다 하여 광대나물이라 이름을 지어 준거야, 광대나물 어린순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거든 그래서 나물이라 붙인 거야."

새끼노루귀 이파리를 만져보고는 뽀송뽀송 부드럽고 이파리가 귀엽게 생겼다고 합니다.
자금우의 탐스러운 빨간 열매를 보고는 신기한가 봅니다. 키 작은 나무에도 열매가 달리는 것이 신기하여 한참이나 들여다 보네요.

 

▲ 산자고


"엄마, 저 꽃은 무슨 꽃이야?" 아이가 물어봅니다.
"산자고야"
" 산자고가 나도 좀 찍어 달라고 하네, 얼른 찍어주세요."
"산자고도 이쁘게 찍어 줘야지, 산자고는 햇볕을 받으면 화들짝 피었다가 햇볕이 없으면 꽃잎을 꼭 다물어 버리는 꽃이거든"
아이도 엄마 핸드폰을 꺼내서 꽃 앞에 대고는 스마일 찰칵 찍어 댑니다.

 


▲ 꽃마리
"이 작은 꽃은 무슨 꽃이야?"
" 응, 그것은 꽃마리야. 깜찍하게 생겼지? "

꽃마리는 꽃대가 처음 나올 때 말려 있어서 꽃말이라 불렀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꽃마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것입니다. 이름이 예쁜 꽃이죠, 꽃마리~ 꽃마리~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황새냉이도 오밀조밀 자그마한 꽃을 피워 올리고는 나도 좀 봐달라는 듯 쳐다보네요.

봄바람이 자꾸 장난을 치는 바람에 황새냉이 앞에서 한참이나 앉아서 꽃을 담아냈습니다.

 


▲ 생강나무
생강나무도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아이보고 생강나무를 조금 긁어서 냄새 맡아보라고 했더니 생강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여름철 무성한 생강나무 잎을 비벼서 냄새를 맡아보면 생강냄새가 납니다. 생강나무는 생강냄새가 나기 때문에 생강나무라 부르게 되었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섶에는 하얀 별꽃들이 아이의 순수한 눈빛 마냥 해맑게 웃음 짓고 있네요.

이 나라 어린이들이 순수하게 웃음 짓는 꽃처럼 언제나 싱그럽게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