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그런 날

제주영주 2006. 4. 3. 22:52

그런 날

 

 


온종일 집을 나서지도 못한 채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버린 날

 

 

손에 잡히지 않은 일들만
잔뜩 쌓여간다

 

 

창문 너머로
숲은 장마와 함께 길을 나서고

 

 

자욱한 안개 속으로
슬며시 숨고 싶은 날

 

 

그런날···,

 

 

들꽃들이 보일 듯 말듯
안개비 속으로 몸을 감추며
사라지는 들길도 좋겠다

 

 

빗방울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숲길도 좋겠다

 

 

뿌연 물안개 피어오르는
밤바다도 좋겠다

 

 

오지도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다
혼자 거닐고 싶은 거리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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