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름다운 길

옛 추억을 되살리는 제주절물숲길

제주영주 2009. 8. 8. 19:34

 

 

나 홀로 가는 길

 

 

 

 

 

 

 

 

 

 

 

 
숲길을 걸으면 젊어지는 길이 제주에 있다.

절물휴양림은 탐방객들에게 더 나은 숲 탐방 체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명품 숲길 2곳을 개설했다. 명품 숲길은 '장생(長生)의 숲길'과 '생이소리 질(새소리 길)'이다.

 

새벽녘부터 들려오는 빗소리에 이끌려 이른 아침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절물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휴양림 안내소에는 직원들이 나와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어 놀라웠다.  장생의 숲길을 물었더니 절물휴양림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하신다.

 

무엇보다 흙길을 밟고 싶은 마음에 먼저 '장생의 숲길'을 선택했다.가끔은 오솔길을 거닐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비가 온 뒤 흙내음을 맡으며 흙길을 밟고 싶을 때가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 주변의 길은 새롭게 깔끔하게 단장돼 버렸다. 쭉쭉 곧게 뻗은 길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 그 편안함으로 인해 우리는 아주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다.

      
'장생의 숲길'은 매표소에서 구불구불 휘어지는 삼울길 중간 지점에 들어서면 목재로 만든 하르방 표지목을 만나게 된다. 목각 하르방이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장생의 숲길에서 흙내음을 맘껏 느껴보기로 했다.

 

숲길은 약 2m 정도 폭으로 왕복 8.4㎞의 거리 구간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야트막한 돌담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정낭(대문)이 놓여 있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숲길은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과 같은 활엽수림대와 삼나무숲으로 구성됐다. 활엽수림대를 지나면 삼나무숲이 나오고 삼나무숲을 지나면 다시 활엽수림지대로 번갈아 가며 숲길은 지루함을 달래기라도 하듯 변화를 주고 있다. 나그네의 쓸쓸함을 달래주듯  숲길에는 방울꽃이 수줍게 피어 반기고 있다.

 

낯선 숲길은 설렘과 두려움이 동반한다. 그러나 장생의 숲길은 전혀 낯설지 않다. 그 이유는 어릴 적 걸었던 길처럼 흙길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얼마 만에 걸어보는 흙길인가. 이 숲길은 순수 흙길로 조성돼 맨발로 걸으면 한결 편안하다. 숲길을  걷노라면 숲 속의 노래가 잔잔하게 스며들어온다. 바람에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스멀스멀 숲을 에워싸는 안개, 숲을 깨우는 산새 소리가 속삭인다.

    
이 길을 걸으면 오래 산다는 의미를 부여한 '장생의 숲길'은 절물자연휴양림과 인근 노루생태관찰원 연결관찰로 및 산책로를 연결하는 구간이다. 숲길에는 현재 위치가 곳곳에 표시돼 있다. 또 탐방객들을 위해 나무 의자도  배치돼 있다.

 
4.2km 지점에서 반환점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걸었던 길을 되돌아가면 출발점에 도착한다.

  
이곳에선 쉬엄쉬엄 휴양림의 속살을 느끼며 여유를 부려도 좋다. 산새 소리에 귀 기울어보기도 하고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 소리에 마음을 열어 폐부 깊숙이 피톤치드를  맘껏 마셔보는 것이다.


장생의 숲길은 사계절 아름다운 숲길이다. 봄이면 새록새록 돋아나는 이파리의 꿈틀거림의 희망으로 여름이면  진초록의 물결로 출렁거리는 산소로 가득하다.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 길로 낭만을  즐기는 자에게 즐거움을...,  겨울이면 사색의 길로 탐방객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