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낡은 노트한권

제주영주 2006. 8. 27. 21:49

낡은 노트 한권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새하얗게 지새우며

20년이 된 낡은 노트 한 권을 꺼내봅니다


 

내 추억이 담겨 있는 노트엔

많은 언어들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곱게 핀

달맞이꽃 하나를 꺾어

낡은 노트 속에 넣어 뒀습니다

 


언젠가는

내 사랑하는 친구에게

책갈피를 만들어 줄까 하고

마련해 둔 달맞이꽃잎,


이제는….

그 노란 달맞이꽃잎도

슬픈 꿈을 꾸고 있습니다

 

 

가끔은 옛날이 그리워지면

한 번씩 꺼내 읽어보곤 합니다

 


내 지난 모습이 그려진 노트한 권

눈물젖은  사연들….

모두가 지금은 고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노트에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에 앉아  낙서를 합니다

 


20년이 된 노트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다시 주인이 돌아와 주기를

언젠가 그 노트 속으로

돌아갈 겁니다


내 추억이 묻어있는 노트 속으로....

오늘 여기에

내 낙서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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