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용궁 속으로
해안 경관이 빼어난 아름다운 사계 바다만큼이나 매서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선착장에서 에메랄드빛 출렁임 속으로 아름다운 바다의 비경을 천천히 바라보며 신비의 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백록담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산방산, 바다에서 바라보는 단산의 모습은 하늘을 향해 반듯이 누운 모습입니다. 시원스런 이마, 깊은 명상에 잠긴 눈, 오똑한 콧날, 무어라 말을 건 널듯 한 입, 위대한 자연의 조각품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가없습니다.
푸른 바다 위로 우뚝 솟은 다정한 형제섬을 지나, 깎아지른 절벽의 송악산 부근에서 용궁 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잠수함이 수면 밑으로 내려갈 무렵 바다 속에서 바라보는 수면은 자연이 그려내는 바닷속 하늘입니다. 출렁이는 물결은 새털 같은 구름을 만들어 냅니다. 바다는 그렇게 언제나 닿을 수 없는 하늘을 그리며 하늘을 닮으려 하는가 봅니다. 바다는 아무리 하늘을 품으려 하지만, 바다 속 가슴깊이 끌어안을 수 없어 언제나 길고 긴 그리움만을 깊은 바다 속에 잠재우며 출렁이나 봅니다.
하늘을 그려내는 수면의 몸놀림 속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유유히 유영하는 멸치떼입니다. 떼를 지어 용궁 속으로 유람하는 물고기의 환영을 받으며 바다 속 20미터에서 용궁관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꼬리부분에 하얀 불을 밝히는 자리돔, 이 자리돔은 바다 속에서는 하얀 반점이 있어 마치, 하얀 등불을 꼬리 부분에 달고 있는 듯하나, 육상으로 올라오게 되면 하얀 반점은 사라지게 되는 신비로운 물고기의 일종입니다.
어떤 물고기들은 지느러미를 날갯짓하듯이 유영을 하는가 하면, 꼬리를 유유히 흔들면서 유영을 하는 물고기떼, 모두가 풍요로운 바다 속 꽃밭에서 한가롭게 노닐고 있습니다.
하얀 산호는 마치 하얀 국화가 만발하게 피어오른 듯하며 고운 빛깔의 보라색 산호, 연산호 이 모든 것들의 바닷속 꽃밭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물결 따라 이리저리 일렁이는 감태의 춤결은 마치, 바닷속 자그마한 숲을 꾸며 놓은 듯합니다.
에메랄드빛 바닷속 용궁을 보게 된다면 누구든지 바다 속으로 풍덩 빠져 인어공주라도 되고 싶은 충동이 일 것입니다. 둥그런 유리창가로 다가온 귀여운 상어와 손을 흔들며 인사를 주고받는 교감의 시간 속에 물방울 세례가 퐁퐁 쏟아져 내립니다.
마치, 눈송이들이 휘날리듯이 투명한 물방울 세례를 받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게 됩니다.
하나의 물방울에 아름다운 생각,
하나의 물방울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의 물방울에 아름다운 기억을
가득가득 채우며 여행을 떠난다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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