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구름처럼 피어나는 꽃, 구름떡쑥

제주영주 2007. 7. 9. 23:27

 

 

 

구름처럼 몰려드는 산행인들 틈에 끼어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진초록으로 물든 숲을 지나 졸졸 흐르는 자그마한 개울을 지나 오르다 보면 산새소리, 풀잎 소리에

내 마음도  진초록으로 물들어 갑니다.

 

헉헉거리는 숨을 고르며 발밑을 내려다보면 옹기종기 어깨를 맞댄 오름군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산방산을 휘감아 푸른 바다를 껴안고 달려올 듯 아름다운 비양봉이 다가섭니다.

 

한껏 안아주고 싶은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에서 진초록으로 물든 산, 그저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한라산, 거기에 아름다운 들꽃과의 눈맞춤은  또 다른 세상을 맛보게 합니다.

헉헉거리는 숨을 고르고는 자그마한 풀꽃과의 눈맞춤에  아름다운 세상을 들여봅니다.

들꽃을 보는 일은 단지 아름다움만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들꽃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자신도 모르게 들꽃처럼 소박한  아름다움이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악취는 세상도 만날 수 있는 것이고 향기로운 세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들꽃을 대하다 보면 조금씩 들꽃처럼 향기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산허리를 감싸는 뭉게구름이 꽃을 피워내 듯 구름떡쑥이 만발하게 하얀 구름처럼 몽울몽울 피어났습니다. 

자그마한 하얀 꽃송이들이 아름답게 피어 오가는 산행인들의 가슴에 구름처럼 피어나는 꽃, 구름떡쑥을 아시나요?

구름떡쑥은 국화과로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자그마한 하얀 꽃송이들이 줄기 끝에 모여 핍니다.

구름떡쑥은 식물 전체가  솜털로 덮여 있습니다. 고산에 피는 떡쑥이라 하여 '구름떡쑥'이란 이름을 가졌지요.

 

구름떡쑥에는 달콤한 꿀이 많이 있나 봅니다. 곤충들이 날아와 정신없이 꿀을 빠느라  온몸에  노란 꽃가루를 묻힙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그마한 하얀 국화꽃이 오밀조밀 피어난 듯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구름떡쑥을 한라솜다리로 착각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한라솜다리처럼 구름떡쑥도 고산에 자생하며 하얀 솜털이 수북하게 덮여 있는 모습이랑 언뜻 보아서는 많이 닮았지요. 구름떡쑥의 잎은 한라솜다리에 비해 가늘고 꽃이 조금 다릅니다.

오밀조밀 피어나는 자그마한 하얀 꽃송이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세상은 들꽃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찹니다.

 

아름다움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눈을 한 번 떴다 감는 찰나에도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빛나며 바람에 스치듯 지나갑니다.

 

세상은 온통 맑고 투명한 진초록으로 물들어가며  싱그러움으로 찰랑거리는  한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