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풀잎 엽서로 피어나는 수생식물, 물달개비

제주영주 2007. 9. 3. 15:17

 

△ 풀잎 엽서로 피어나는 물달개비,

 

 

아름다운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는 크고 작은 습지가 제주에는 곳곳에 있습니다.

수생식물은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늦은 가을날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파란 물감 솔솔 풀어 가을하늘을 담아내는 자그마한 못, 새털구름이 흐르고 가을바람이 스며들면

아름다운 풀잎의 엽서를 띄웁니다. 

 

 그 중에서도 청보랏빛으로 한 장의 풀잎 엽서를 띄우는 아름다운 물달개비는 가을에 만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수생식물입니다.

 

물달개비는 논이나 못의 물가에 자라는 수생식물로 물옥잠과의 한해살풀입니다.

달개비(닭의장풀)를 닮아  물달개비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부레옥잠을 닮았습니다.

꽃이 활짝 피는 부레옥잠에 비해  물달개비는 작고 앙증맞은 꽃잎을 수줍은 듯  반쯤 엽니다.

 

아름다운 물달개비 꽃을 보시려면 오전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수생식물은 대부분이 오전에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꽃잎을 다물어버리거든요.

 

가을바람이 풀잎을 스치고 지나가면 꿈꾸던 습지는   가을이 보내온 소중한 한 장의 풀잎 엽서를 정성껏 펼쳐보이듯 청보랏빛 꽃으로 피어납니다.

 

자연은  소리도 없이 아름다운 풀잎의 엽서로 청아한 꽃을 피우며 가을을 노래합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풀잎의 엽서를 띄울 수 있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풀잎의 노래로 아름다운 詩가 되고 청보랏빛 꽃잎으로 수줍게 피어나는 한 장의 풀잎 엽서에 가을은 한층 깊어만 가고 가을을 닮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가을을 예찬합니다. 

 

 

 물달개비의 연가

 

 

한 잎의 풀잎 엽서

가을바람에 휘날리다

 

고요한 수면으로

파문이 일며

청보랏빛으로

피어오르는

가을하늘

 

그리움에 물든

새털구름이 나래를 펴며

 

 

눈물로 써내려간

한 잎의 풀잎 엽서

가을에 물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