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꿈꾸는 수상발레리나 ' 통발'

제주영주 2007. 10. 8. 09:45

 ▲ 통발

 

 

▲ 통발이 수중엽과 포충낭

아름다움 속에 숨은 식충식물 

 

 

 수상발레리나처럼 우아하게 춤을 추듯 노란빛이 아름다운 통발이 자꾸만 유혹합니다.

아름다움으로 유혹하는 통발을 어여쁘게 담기 위해서는 못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무서운 뱀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또는 거머리가 달라붙을 수도 있습니다.  먼발치에서 담기에는 꽃이 작습니다.

 

희귀한 식충식물 '통발'이 제주에도 있습니다.

통발을 처음 만난 것은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신비로운 통발을 먼발치에서만 바라보았습니다.

물이 깨끗하지도 않았지만, 혹시나 뱀이나 거머리가 나올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다 바라봤던 수생식물입니다.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 식충식물이라는 신비로움 때문에 올해는 가까이서 보고 싶었습니다.

뿌리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궁금하고 벌레잡이 주머니는 또한 얼마나 한지, 어떻게 벌레를 잡아먹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발만 동동 구르다 못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노란빛이 주는 아름다움에 무서움을 각오하고 조심조심 통발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단지 아름다운 장면을  얻고자 겁도 없이 물속으로 들어간 용기는 무모한 행동이었습니다. 습지 탐사에 나설 때는 장화를 챙기고 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부정하게 굽혀 통발을 찍고 있는데 무언가 발가락을 살며시 물어뜯고 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른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미꾸라지이거나  물속에 사는 벌레러니 생각하고는 어여쁜 통발을 제대로 담을 욕심에 한참이나 머물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생식물입니다.

통발은 연못이나 무논 또는 습지에 자라는  다년초 식물입니다.  식충식물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햇살처럼 포근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수생식물이지요.

 

벌레잡이 주머니가 물속에 떠있으면서 수생생물을 잡는 모습이 고기잡이 통발을 닮아서 통발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통발은 뿌리 없이  가느다란  줄기가  물속에 떠  있습니다. 줄기에는 잎과 벌레잡이 주머니가 달려 있습니다.

 

벌레잡이 주머니 곁으로 플랑크톤이나 물벼룩 등 작은 생물이 통발의 털을  건드리면 벌레잡이 주머니가 열리면서 물이 주머니 안으로 빨려들어가는데 이때 작은 생물도 함께 빨려들어갑니다.

 

통발은 8월부터 10월에 햇살처럼 포근한 노란 꽃을 피우는데, 추워지면 꽃잎과 줄기를 떨어내 버리고 작은 싹으로 겨울을 이겨내기 시작합니다.  어린 싹은  아름다운 수상발레리나를 꿈꾸며 여름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어떤 꿈을 꿈꾸면서 내일을 기다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