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자원과 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숨 쉬는 곳, 삼양동
갯내음 물씬한 바닷가에 봄기운이 성큼 다가왔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짭조름한 바닷냄새가 풍겨온다. 바닷가 너머로 물결치는 용의 능처럼 이어지는 원당봉과 한적한 포구, 파란 바다, 소박한 마을 돌담길 등은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삼양동은 삼양1·2·3동과 도련1·2동으로 5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삼양동 남서쪽에 있는 도련동은 도련 지석묘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감귤나무 등으로 유명하다. 검은모래해변으로 유명한 삼양동은 원당봉과 오층석탑, 삼양 지석묘, 선사유적지 등이 있어 마을 탐방의 묘미를 더해준다. 특히 삼양동은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집터, 무덤, 소형 수혈 등 유구 등이 발견되면서 삼양동의 오랜 역사를 증명해주고 있다.
3개의 능선과 7개의 봉우리가 있어서 삼첩칠봉이라 불리는 원당봉에는 분화구 안에 자리를 잡은 ‘문강사’란 절과 조화를 이루는 ‘산정화구호’가 있다. 이 오름 북사면 기슭으로 원당사와 오층석탑이 있는 불탑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원당사와 불탑사의 돌담길은 고즈넉한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강상호 삼양동장은 “농업과 수산업이 고르게 분포된 도·농 복합지역인 삼양동은 삼화지구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날로 발전해 가는 마을”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주민화합과 청정 자연환경 보전, 생활환경 조성, 복지공동체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추진방향을 설명했다.
고우성(58) 삼양동주민자치위원장은 “원래 삼양동1동은 용두암보다 웅장한 천년바위들이 산재해 있었는데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삼양동의 자원이 손실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우성 위원장은 “사철 깨끗한 용천수로도 유명한 삼양동에 수원지를 개발하면서 검은모래가 반 이상 매립돼 포구가 없어지고 한때는 해수욕장이 폐쇄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원지 개발 전에는 삼양해수욕장 인근 지역주민이 장사도 잘돼 왔다”며 “포구에는 육지를 왕래하는 소금·기름 배 등이 입출항하기도 했다”면서 삼양의 자산을 후손들의 지키지 못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삼양수원지는 오래전부터 깨끗한 용천수가 솟아올라 ‘물 천지’를 이뤘던 곳인 만큼 제주시 식수난 때문에 1982년에 삼양제1수원지가 완공됐고 이어 1984년에 삼양제2수원지가 완공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 위원장은 “삼양해수욕장 일대와 올레 코스에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올해 포부를 밝혔다. 또 그는 “사시사철 무료공연장을 개설하여 방문객이 쉴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려면서 그는 “삼양동은 선사유적지와 국보로 지정된 불탑사가 있는 유래 깊은 마을”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삼양초등학교에서 삼양10경을 만들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그는 “이 마을에는 제주도민속자료로 지정된 ‘전통 초가’와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이수여 할머니가 있다”고 자랑했다. 삼양2동에 자리한 전통 초가는 안거리와 밖거리 형태의 ‘제주 전통 초가’이다. 이 초가는 1978년 제주도민속자료 제3-1호로 지정돼 있다. 이수여 할머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6호 망건장 명예보유자로 전통 갓 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동은 이외에도 포구와 환해장성, 원삼국시대 제주도를 대표하는 ‘삼양동선사유적지’ 등이 있다. 삼양동 선사유적지지에는 고인돌과 움집 등이 야외에 전시돼 있다. 특히 박물관 내에는 토기와 연모들이 전시돼 있어 초기 탐라 시대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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