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속 이야기

가여운 너에게

제주영주 2006. 4. 15. 01:52

 

지금은 음악을 들으면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을 가다듬기에는 음악만큼 좋은 것이 없는것 같다.

아니면 안개 자욱한 숲길을 거닐어도 좋겠지만, 아직은 밤이라

집을 나설 수도 없거니와 안개 자욱한 밤이 아니다.

 

끌로디 첼리의 Le premier pas(첫발자국)이 듣고 싶어졌다.

음악샵에서 내가 찾는 음악을 구해보려 했으나 내가 찾는 음악은 아예 없었다.

그렇다면 한태주의 연주곡은 있나 찾아 보았으나 역시 없었다.

듣고자 하는 연주곡을 찾지 못해도 안절부절못했가고 있으니

나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은 아닐까?

여기저기 뒤져서라도 찾아봐야 했다. 결국 한태주 연주곡을 찾았다.

 

오늘은 끌로디 첼리의 첫발자국 보다

한태주 연주곡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듣기로 했다.

 

역시 한태주 연주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또 다른 나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어 좋다.

 

지리산에 갈 기회가 있으면 한태주를 만나보고 싶다.

자연의 소리에서 영혼의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한태주가 무척이나 만나보고 싶다.

눈을 감고 그의 연주곡을 수없이 들어본다.

그의 연주곡 중에서도  '연꽃 위에 내리는 비'를 수없이 듣고 있다.

나는 한 곡만을 계속적으로 들어야 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그림을 그릴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글을 쓸 때는 한 곡만을 들어야 하는 이상한 습관 때문에

꼭, 한 곡만을 계속 들어야 한다.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며 파문이 일며 동그라미를 그린다.

동그라미는 단아한 연꽃 주변을 맴돌다 사라져가고

가슴을 풀어헤친 연꽃잎 안으로 하늘의 눈물은 스며들어가기도 하고

더러는 연꽃잎 위로 맺히기도 하며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연꽃은 필히 우는 것이 아닌데도

소리없이 울고 있구나.

풀어헤친 가슴속으로 하늘의 눈물이 고여서일까?

분명 연꽃은 화사하게 웃는데도

소리없이 울고 있구나.

 

 

하늘이 슬피 울어

너도 따라 울고

나도 따라 운다.

 

 

야윈 너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일어날 기운 마저 없어  온종일 잠 속에 빠져 있는

너를 보니  가슴이 아프구나.

 

잠이 아니다. 너는 지금 이승과 저승이 문턱에 서 있다.

 

이러다 어느 날 문득 너는 사라질테지?

이별이란 말 한 마디 없이 너는 가버릴테니까..

 

 

생과 사의 길로에서 울고 있는 너를  위로 못했다.

그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한단 말인가?

그저 묵묵히 너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으로

울고 있다.

 

죽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존재가 사라지는 것일테지,

하지만 영혼이란 있는거야 .

 

너의 존재는 육체가 아닌 영혼으로 남겨 질거야.

너의 이름과 너의 웃음, 너와의 추억들이

영원히 우리곁에 남겨질 거야.

 

너무 외로워 하지 마라.

그래, 혼자 가는 길이 무섭고 힘들겠구나.

아.  어떻게 어둡고 무서운 길을 혼자 보낼 수 있겠니?

널 혼자 보내는 것도 가슴이 찢어지는데

무서운 저승길을 어떻게 보낸다 말인가?

함께 가는 길이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