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빛나는 생으로 살고 싶다.
6월 20일 월요일
▲ 진주성에서 본 나무
일어나자마자 진주성으로 갔다.
어쩐 일인지 다리가 아프다. 걷는데 무리가 온다. 여행을 하는 동안 걷지도 않았는데
다리에 무리가 왔다. 이상한 일이다. 밤새 지리산을 뛰어올라 갔다 온 듯 다리에 무리가 왔다.
특히 내리막 길을 걷는 데는 힘이 들었다.
천천히 진주성을 둘러보기로 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전적지이며 진주의 명소로 사랑받는 공원화된 옛 성이다.
백제 때의 거열성 터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왜적을 철통같이 막아 낸 관문이었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서 찬찬히 둘러보고 있노라면 촉석루가 남강을 굽어 보고 있다.
논개- 번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열정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촉석루는 전쟁 때에는 지휘본부로, 평화로운 때에는 과거를 치르는 시험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2차 진주성싸움으로 진주성이 함락되자 왜적들은 촉석루에서 자축연을 벌였다.
관기였던 논개가 열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고 나와 왜장 에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졌다.
촉석루 뜰에는 의로운 논개의 애국심이 석류꽃보다 붉게 타오르고 있다.
촉석루 바로 앞 절벽 아래에 작은 섬처럼 떠 있는 바위가,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뛰어들었던 의암이다.
논개의 혼이 새가 되어 날아들었을까?
의암에 외로운 새(왜가리)가 남강을 굽어 살피고 있다.
▲ 진양호공원에서 바라본 진양호
명옥 언니 친구분 정숙 언니와 함께 우리는 진양호 공원으로 갔다.
진양호 공원에는 경남유일의 동물원을 두고 있으나 시간상 관람은 하지 않고
전망대에서 넓은 호반을 바라보면서 서서히 마음을 비워가기 시작했다.
잔잔한 호수 위로 푸른 섬이 길게 뻗어 있다.
세상은 온통 초록 물로 가득 채워 버리는 것 같다. 싱그러움이 잔잔함 속으로 파문을 인다.
▲ 성철스님의 동상
경남 산청군 단성면 묵곡리에서 잠시 성철스님의 생가를 둘러보았다.
'자기를 속이지 않는 사람,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 사람은 밤하늘의 별처럼 자기 생을 빛나게 한다.'라고 성철스님이 말씀을 하셨다.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참다운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곳 성절스님의 생가를 둘러보고 조금은 깨달았다.
별처럼 빛날 수 있는 생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 산청 남사마을 예사촌 고삿길
옛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고삿길이 아름답다. 고삿길은 골목길의 사투리이다.
제주 사투리는 '올래'라고 한다.
돌과 돌 사이에 황토로 발라진 돌담 맨 위로 기와가 얹어 있다.
제주의 올래 풍경과는 전혀 다르나 옛 정취가 묻어나는 고삿길을 걸어서 가는 발걸음이 즐겁다.
이러한 옛 정취가 묻어 있는 길을 좋아한다. 고삿길을 접어 들어서면 고래 같은 기와집에서
깊은 잠 속에 빠져 있는 최씨 고가의 고즈넉함을 깨우는 대감 호령소리가 나올 듯하다.
아스라이 아주 먼 옛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 산청 남사리 최씨고가
대문이 잠겨 있었다. 할 수 없이 고삿길로 나와 이웃해 있는 고가로 가는데 최씨 후손으로 보이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안내를 받고 최씨 고가에 들어갈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자상하게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결 고운 느티나무의 단단함과 보는 각도에서 다채로운 무늬로 보인다는 방문의 아름다움은 고풍스럽다.
'동창이 밝아느냐 고노지리 우지진다'라는 시조에서 동창이 어떠한 창임을 확인했다.
동쪽으로 나있는 방문 창 위에 조그마한 창이 있다. 이 창이 열리 수 있는 창을 '동창'이라 한다.
동창의 역할은 방안의 공기 순환 역할을 한다. 선조들의 지혜로움은 건축에서도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창과 비슷한 창으로서 열고 닫을 수 없는 창을 '봉창'이라 한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한다' 라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이곳은 각종 농기구가 놓여 있는 '고방'이다. 지금의 창고인 셈이다.
이곳에서 방아를 찧기도 하고 많은 양의 곡식은 물레방아가 있는 곳에서 찧었다고 한다.
옆에는 맷돌이 놓여 있다. 맷돌을 돌리는 손잡이는 나무로 되어 있으며 '어처구니'라고 한다.
여기에서 '어처구니가 없네!'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천장 쪽으로 닭장이 놓여있다.
닭장은 대나무로 짜여 있으며 긴 타원형 모양에 가운데 조그마한 공간이 트여 있다.
옛날 닭장은 여기서 처음 보았다. 그 모든 것이 신기하다.
고풍스러운 최씨 고가의 운치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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