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나의 미완성

제주영주 2006. 8. 27. 22:47

고즈넉한  저녁 풍경 막 추수를 걷어 들인 들녘에 억새 춤사위로  구름 낀 하늘이 언뜻언뜻 보이는 무거운 침묵, 서리 낀 한라산이 굽이굽이 휘어진 들녘 길로 내려 앉는다 

가슴안으로 담을 수 없는 그리다만 쓸쓸한 오름이여!

 

살아 숨 쉬는 풍경들이 숨 죽인 채 차디차게 흐르는 빗물이 되었다 너를 잊고 사는 것은 나에겐 죽음과도 같다 너의 독특한  내음, 너를 보는 순간 숨가쁜 한 마리 물고기,

너를 만질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봄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뚝! 뚝!
떨어지는 꽃잎 사이로 흩날리는 절망 속에 갇혀 저물어 가는 봄날에 너는 굳어져 가고 너를 향한  마음은 언제나 바다로 흐르는 빗물이 되었다

 

죽어서도 잊을 수 없다는 나의 신념 하나,

다시 너를 만질 수 있기를  너의 내음에 취해 목숨마저 바칠 수 있도록

다시 태어나도 너를 잡고 너의 내음에  취해 살 수 있기를  나의 전부를 바친다 하여도
아깝지 않을 내 꿈이여!


칙칙한 화실에 숨죽이며 잠든  나의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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