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속 이야기

만권의 책을 읽자

제주영주 2006. 8. 27. 23:34


하루 중 차 안에서 잠시 아들과 대화를 나눌 뿐이다.
그 외의 시간 속에서는 짧디 짧은 언어들로만 오고 간다.


이번 주는 방과 후에 아들과 아들 친구 녀석들을 태우고 가는 차 당번이라서
대화를 할 시간이 제법 많았다.

 

아들은 가끔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빛과 바람, 과거와 현재, 화분에 심을 수 있는 동물, 쥐를 인도적으로 잡는 방법 기타 등등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늘 당황 할 수밖에 없다.
질문의 내용들이 모두 난해해서 머리가 막혀 버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며칠 전 질문은 이러하다.
"화분에 심을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생각 끝에 사랑이라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 것도 모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화분에 심어서 매일 같이 물을 주고 양분을 주고 포근한 사랑으로 가꾸어 가는 일은
이 세상에서 아주 커다란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보다 큰 것은 없다고 나는 덧붙였다.


오늘 내가 말한 것을 선생님한테 말하면 틀림없이 대박이라고 ...

(그런데 그것은 대박이 아니라 떨어지는 지름길이었다.)

그럼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언어로는 무엇이든지 표현하기 쉽다.
나는 주저 없이 하트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 왈 "그것은 시험에서 떨어지는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기발한 발상이 아니고서야 떨어지는 지름길이다.

 

이제 나의 머리는 막혀 버린 것이다 고정관념에서 갇혀 버린 것이다.
그래서 기발한 발상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만권의 책을 읽지 않고서야 가슴으로부터 그림과 글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오천 권에 반도 읽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는 막히고 기발한 발상이 나오기 힘든 모양이다.


내가 하루 중 짬을 내서 읽는 것이라고는 겨우 클럽 방에 올린 글과
오래전부터 다니던 사이트에 실린 시와 수필만 읽을 뿐이다.
지금부터라고 만권의 책을 읽기 위해 도전을 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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