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가을 편지

제주영주 2006. 8. 30. 16:44

         

         

         

        가을 편지

         

        청아한 가을 하늘만큼이나
        우리들의 가슴에도 맑고  푸르른 하늘로
        가득 채워가는 이 가을이었으면 좋겠구나


        붉게 노랗게 물들이는 가을
        황금가루 뿌려 놓은 가을 들판으로 나가
        우리들의 마음에도 황금빛깔로 채색해가는
        넉넉함이 있는 이 가을이었으면 좋겠구나


        뜨거웠던 여름 햇살 등 뒤로
        고추잠자리 날개 위로 투영되는
        우리들의 유년의 시절로 돌아가는
        이 가을이었으면 좋겠구나


        푸르른 하늘가로 우리들의 고운 날갯짓을 펄럭이며
        저 높은 창공을 훨훨 날아보자
        우리들의 날갯짓엔 단 하나의 단어를 실었으면 좋겠구나

         

        사랑,
        맑고 투명한 빛깔로 퇴색되지 않는
        영롱한 빛깔이었으며 좋겠구나

         

         

        내 영혼으로 부르는  이름 하나
        가난한 사랑이어도 좋으리라

         


        이 가을에는

        풀벌레 울음소리에 가을의 연주곡은 시작되며
        우리들의 이야기들은 그리움을 안고
        까아만 밤 하늘에 별을 박아 놓듯
        가을 밤을 수 놓았으면 좋겠구나

         


        이 가을에는
        벌레 먹은 열매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우리였으면 좋겠구나


        이 가을에는
        낙엽 지는 소리를 들으며
        겸허한 기도로 우리를 만났으면 좋겠구나

         

        이 가을에는
        차곡차곡 쌓인 낙엽을 밟으며
        따스한 가슴을 채우는 우리들의 시를 마셨으면 좋겠구나

         

         

        야위어 가는 우리들의 영혼에
        맑은 샘물로 가득 채워가며
        이 가을을 곱게 물들었으면 좋겠구나

         

         

        그리하여
        이 가을이 지고 나면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지는
        우리로 만났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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