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우리들의 계절

제주영주 2006. 8. 27. 23:43

우리들의 계절

 

 

 

초록은 지쳐 울다 그치면
스산한 갈바람 이고 오는
찬비 속에 고운 빛으로
옷감을 짜며 가을을 예찬하겠지

 

 


질퍽거리는 장마가 그치면
고운 햇살 사이로
둥그런 호박은 황금빛으로 여물어가며
우리들의 황토엔 더 많은 밀어들이 익어가겠지

 

 


풀벌레 울음소리에
가을은 익어가고
성숙한 계절만큼이나
우리의 우정도 사랑도
성숙한 빛깔로 곱게 영글어 가겠지

 

 

고독한 계절의 들녘에선
스산한 갈바람 소리 내며
고독의 몸부림으로 칼날을 세우고
자신을 지켜가는 억새의 슬픔처럼
우리의 계절도 흐르겠지

 

 

 

고독한 가을 밤을 서성거리다
돌아가는 별처럼 우리도 그렇게
서성거리다 돌아가는 계절이겠지

 

 

이른 새벽녘
맑고 고운 투명한 빛으로
단풍보다 더 고운 빛깔로
올 가을엔 더 많은 사연으로
우리들의 황토에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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