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하얀 눈발엔 지난 세월만 허옇게 내려와 앉았습니다
기운 없어 보이는 눈매엔 서러운 날들만 고여 있습니다
한 번 큰소리로 울어보지도 못하고
자식들 몰래 할머니 무덤가를 서성이다
돌아오시는 아버지
북에 계신 형님이 보고 싶어도
차마 큰 소리로 불러보지도 못하고
가슴에 피멍이 들도록
새겨 놓았습니다
강한 강철처럼 보였으나
여리디 여린 눈물 많은 아버지
고독한 외로움 속에
아버지의 눈물은
가슴속에서 긴 강물처럼 흘러갑니다
그렇게 세월은 무정하게 흘러가고
이제 서럽도록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