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이야기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도 화사한 봄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생강나무. 벚나무, 목련, 우리의 꽃나무들이 봄을 찬미하느라 분주합니다.
꽃이 지고 나며 파릇파릇한 풀잎처럼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우리의 꽃나무들입니다.
엊그제만 해도 몽울몽울 솜털 속에 숨어 있던 꽃망울이 어느새 화들짝 피었습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에 두툼한 외투를 훌훌 벗어 버리고는 하얀 날개를 단 우아한 새로 변신했습니다.
봄을 찬미하듯 목련화의 날갯짓이 들려오는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탐스러운 하얀 연꽃을 닮았다 하여 '목련'이란 이름을 가진 목련은 제주가 고향입니다.
흔히 화단에서 보는 목련은 백목련으로 중국의 원산지며,
우리의 꽃나무 목련과 비슷해 보이나 자세히 들여보면 다른 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목련은 꽃잎 하나하나에도 은은한 향기가 나며,
꽃잎 뒷면에는 붉은 줄이 그어져 있으며 꽃받침이 뚜렷하게 나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꽃봉오리가 모두가 북쪽을 향하고 있다하여 ‘북향화’라고도 합니다.
스치는 바람결에 순백의 꽃잎이 나풀나풀 내려앉습니다.
목련꽃을 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
'사월의 노래'의 노랫말처럼 목련꽃 그늘아래서 봄 편지를 읽고 싶습니다.
그럴 나이도 훨씬 지났는데도 흐드러지게 핀 목련꽃을 보면 상큼한 봄빛으로 물든
연둣빛 편지를 읽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순식간에 피었다가 순식간에 지는 꽃, 그래서 더욱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목련꽃이 피면 베르테르가 자꾸 떠올려 집니다.
스치는 바람결에 보이는 것은 목련꽃의 흐느낌만이 보일 뿐입니다.
저무는 햇살 탓일까요? 목련꽃 그늘아래서 한참이나 서성거렸습니다.
꽃잎 하나하나에 풍겨오는 향기에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바람에 실려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면서 유혹합니다.
달빛 아래 비치는 은은한 아름다움에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