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이야기

백리향 향기가 풍겨오는 한라산

제주영주 2006. 8. 11. 23:04

 

 

한라산을 오르다 보면 어디선가 상큼한 향기가 산바람에 실려와 존재를 알립니다.

그 존재는 멀리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발밑에서 숨죽이고 있는 채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백리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백리향은 꿀풀과의 낙엽반관목입니다. 잎을 말려서 차로 사용을 해도 좋을 만큼 상큼한 향기가 나는 허브종류입니다.

백리향은 초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초가을까지는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분홍빛을 띤 자그마한 꽃송이들이 촘촘히 피어 꽃 무더기를 이룹니다.

자그마한 꽃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사로잡는 향기에 취하여 백리향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꽃은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상큼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피로에 쌓인 정신을 맑게 씻겨주는

향기가 바로  백리향이란 존재를 알게 되면서 백리향에 반해 버렸습니다.

 

무심하게 백리향을 밟고 있었던 것입니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꽃은 보이지 않고 자그마한 초록 잎이 옹기종기 모여 나지막한 키에 숨죽인 채로 있습니다.

 

백리향을 밟고 있는데도 아프다는 소리 대신에 오히려 피로한 마음을 치유하며 내게로 다가온 향기에 반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백리향은 식물 전체에서 향기가 납니다.  신발에 묻은 향기가 백 리까지 간다 하여  백리향이라 부르는 백리향은 향긋한 향기로 마음을 사로 잡습니다.

살며시 건드리기만 하여도 상큼한 향기가 물씬 풍겨오면서 깊은 마음의 안식처에 꽃보다 아름다운 향연으로 피기 시작합니다.

 

 

그 후로 백리향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오름을 사랑했고 백리향이 있는 한라산이 더욱 그리워졌습니다.

 

백리향은 손끝으로 살며시 건드리기만 해도 향기가 납니다.

밟으면 밟을수록 향긋한 향기로  자신을 밟은 자에게 꽃보다 아름다운 향기로 치유를 해줍니다.

 

진정으로 용서한다는 것은  어쩌면 백리향처럼 자신을 짓밟아 버린 자에게 아름다운 정신세계로 걸어갈 수 있도록 향긋한 향기로 치유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백리향은 백 리 또는 천 리, 만 리까지도 향기를 보냅니다.

백리향 향기로 물씬 풍겨오는 아름다운 오름에서 백리향 향기에 취해 봅니다.

백리향처럼 자신을 짓밟은 자에게 용서를 베푸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녀야겠습니다.

 

먼길을 달려왔는데 신발에 묻은 백리향 향기가 집안 가득 향연을 피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