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별을 닮아 눈 속 동공 안에서 탄생되는 별꽃
▲ 하얀 별꽃이 무리지어 피어나면 봄은 성큼 우리 곁에 와 있을 겁니다.
파릇한 풀섶 사이로 별꽃의 소곤거림이 잔잔히 들려오면서 발끝을 붙잡습니다.
어느새 별이 내려왔는지 초록 틈으로 아가야 손톱만 한 하얀 얼굴을 살며시 내미네요.
겨울바람 사이로 간지럽게 웃는 하얀 얼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쪼그리고 앉아 꽃의 세계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습니다.
“나는 컴컴한 밤이 무서워 낮에 뜨는 별이랍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속삭이네요.
“나의 별의 밝기는 1등성도 아니고 7등성도 아닙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이들에게만은 살짝 보여주고 싶어 지상으로 내려왔지요.” 별꽃이 살며시 속삭이네요.
풀꽃은 보는 이에 따라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 되기도 하며 반짝이는 별로 탄생되기도 합니다.
풀꽃을 유심히 바라보는 동공 안에서만이 꽃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꽃잎은 10장으로 보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5장의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어 꽃잎이 많게 보입니다. 꽃잎 안에는 세 개의 암술이 있습니다. 암술은 얼음꽃보다 투명하며 끝이 휘어져 있습니다.
수술은 1개에서 7개까지 있으며 처음에는 붉은 자색을 띠는 꽃밥이지만 차츰 흑자색으로 변해갑니다. 꽃받침은 다섯 장으로 되어 있으며 아가야 솜털처럼 흰 솜털이 뽀송뽀송 나있습니다.
길섶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풀꽃이지만, 아름다운 별을 닮았다 하여 별꽃이라 부릅니다. 모르고 지나치는 이들에게는 별도 아닌 꽃도 아닌 그저 잡초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잡초라 부른다 하여도 근본은 꽃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잡초처럼 생명력도 강인하지만 초록향기로 그대들의 눈을 맑게 씻어 내리며 동심으로 이끌 수 있는 별의 세계를 열 수 있습니다. 식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모저모로 유용한 들꽃입니다.
아가야 손톱보다 작지만 꽃의 세계를 열어가는 별꽃 안으로 들여다 보면, 초록의 틈으로 새록새록 잠든 아가야 별처럼 꿈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풀꽃을 사랑하는 그대들의 동공 안으로 별꽃은 무리지어 피어 날것입니다. 천진스러운 웃음으로 꽃의 세계를 열어가면 봄은 이미 와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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