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개구리발톱은 개구리 발톱을 닮았을까요?
동면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 경칩이 가까우면 이미 봄꽃들은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성질 급한 개구리는 이미 나와 돌아다니다가 얼어 죽은 것도 있습니다.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날 즈음, 개구리발톱도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 개구리발톱꽃은 개구리 발톱을 닮았을까요?
개구리발톱은 꽃의 크기가 1cm도 채 안되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한참 동안 엎드려 꽃을 담아 봤지만 개구리발톱 꽃술까지 제대로 담기가 어렵습니다.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입니다. 꽃잎은 연노란색입니다. 꽃받침보다 작습니다. 그 자그마한 꽃잎 안에 수술, 암술이 사이좋게 모여 있으며 꿀샘까지 있습니다.
개구리발톱 꽃봉오리를 보고 좋아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만주바람꽃이 제주의 땅에서도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러나 아쉽게도 만주바람꽃이 아닌 개구리발톱임을 알았습니다.
개구리발톱 꽃봉오리일 때는 만주바람꽃과 비슷하여 조금은 헷갈리지만, 개구리발톱 잎 뒷면이 자주색을 띠기 때문에 잎 뒷면을 보면 확실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개구리발톱 꽃이 활짝 핀 모습은 매발톱꽃을 축소해 놓은 듯합니다.
개구리발톱꽃은 앙증맞은 노오란 꽃잎을 하얀 꽃받침 속에 숨겨 놓고는 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며 '나 잡아봐라!' 요리조리 잘도 피합니다. 그 자그마한 꽃 앞에 쭈그리고 앉아 앙증맞은 개구리발톱꽃 초점을 맞추는데만 집중을 해야 합니다.
▲ 개구리발톱의 꽃받침은 6mm 정도이며 꽃잎은 3mm정도 아주 작은 꽃입니다.
개구리발톱꽃은 개구리 발톱을 닮았을까요? 개구리도 발톱이 있을까요? 개구리는 어릴 적에 많이 보고 자랐지만 개구리 발톱은 본적도 없습니다. 발가락에 물갈퀴가 있을 뿐 발톱은 없습니다.
그런데 왜? '개구리발톱'이라 불렀을까요? 그 자그마한 꽃잎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지만 개구리발톱이라 지을만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파리가 개구리 발가락을 닮아서 개구리발톱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개구리발톱 씨방을 보면 훨씬 개구리 발가락과 비슷해 보입니다.
개구리발톱꽃은 발톱이 없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까요? 하지만,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아주 작은 발톱이 있다고 합니다. 고개를 들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지만, 개구리발톱은 온 종일 발밑을 내려다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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