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안에 내가 있네!

서울에도 별은 뜬다

제주영주 2006. 3. 18. 11:25

서울에도 별은 뜬다.

 

서울에도 아름다운 별은 총총 박혀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내가 늘 찾아보는 별은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북두칠성'은 2등성 별입니다.

서울에서 만난 북두칠성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서울은 별로 가지 않지만 처음으로 밤하늘에 별이 뜬것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마치 내가 별과 너무나 먼 곳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기분입니다.

 

찬 밤 공기를 마시며 일산 호수공원을 조금 거닐었습니다.
또 다시 금빛으로 물들일 가을을 기다리는 겨울 은행나무들의 긴 행렬, 강인한 잔디들이 누렇게 변해 새봄의 초록의 꿈을 꾸면서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산책길 후미진 구석엔 작은 눈 무더기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꽁꽁 언 호수 밑에서도 물고기들의 봄날을 위해 은빛 지느러미를 잘 다듬어 두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내일은 무엇을 할까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하루를 잘 보내고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서울국립과학관이 생각났습니다.

강남에 있는 병원에 볼일을 보고 혜화동 부근에 위치한 국립과학관으로 갔습니다.


방학이라 인체의 신비를 관람하기 위해 엄마 아빠 손잡고 가족단위로 견학을 온 어린 꼬마들이 많이 보입니다. 긴 행렬 속으로 합류했습니다.

 

관람 안으로 들어가자 작가들이 인체를 표현하는 작품들이 몇 점 전시되어있고 그중에 인상적인 작품은 태아가 눈을 뜨며 입을 벌려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즉, 우주의 공간 안에서 꿈틀거리는 작품이 인상적이었으며,  '몸'이란 작품은 피카소의 작품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라 아마도 인간의 육체와 영혼의 세계 또는 빛과 어둠을 나타내려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리송한 작품입니다.

 

프리스티네이션 기법으로 소장된 인체들은 모두 기증된 인체들이라 합니다.
인체 표본 전시, 인체의 단면도 또는 인체의 부분적으로 세심한 곳까지 심지어는 속이 매스꺼워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공개되어 헛구역질을 여러 번 하면서도 이왕 갔으니,
인체의 신비란 무엇인가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1층 2층을  관람했습니다.

 

인체에 관한 상식은 아는 것이 없는 저로선 정말 아는 만큼 보고 올 수밖에 없는 아쉬움만 가득 찼습니다.
설명을 해주는 도우미도 없고 단지 아주 간단한 설명은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인체란 즉 작은 우주라는 것으로 알고 있는 저로선 인체의 신비는 우주의 신비처럼 아름다운 것인데, 내부를 해부한 인체의 모습은 시각적으로만 감상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관람은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는 나는 행운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 또 하나의 아쉬운 기약을 하며, 한 번도 타 본적 없는 기차여행을 남겨두고 서울을 떠나
삼다도의 아름다운 섬으로 돌아왔습니다..


2003년 2월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