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가을이 온다

제주영주 2006. 3. 21. 07:32

가을이 온다




열광하던 뙤약볕 아래
춤결을 이루며 은빛 모래위에 새겨진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빈소라 껍데기와
빈조개 무더기들만이 남아
쓸쓸한 발자국을 담아낸다



물살에 지워져 가는
어제의 추억들을 기억하며
파도치는 해변의 추억이여!

지상으로 낙하하여 꽃을 피웠던
별들마저 떠나는 계절이다


뜨거웠던 열기는 어디로 갔는지
엷어지는 햇살 한줌 사이로
서늘한 갈바람이 불어온다

푸른 하늘만큼이나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에
너의 이름을 부른다


푸르름 사이로 한들거리며 피어나는
코스모스 물결이 출렁이며
실루엣을 걸친 가을이 온다


겸허한 언어들이 영글어가는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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