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사랑스러운 용담꽃

제주영주 2007. 11. 19. 13:22

 

 

 

 

 사랑스러운 용담꽃

웅담보다 쓴맛이 나는, '용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감을 주는 우리의 들꽃을 만나지 못하는 날에는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들꽃을 꿈길에서 만납니다. 꿈길에서 만난 용담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 여느 때보다 아름다운 빛깔로 다가왔습니다.

 

꿈길에서 만난 용담꽃을 찾아서 급히 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올가을 용담꽃과 제대로 눈 맞춤을 하지 못했던 탓인지 예쁘게 핀 용담꽃이  반겨주더군요.

이맘때가 되면 아름답게 빛나던 가을꽃들도 시나브로 겨울 채비를 서두르며 거세 바람 속으로 사라져갑니다. 바람의 물결 따라 날아가는 씨앗은 언젠가는 아름다운 꿈으로  다시 만나게 되지요.


다갈색 톤으로  채색해  놓아버린 오름으로  세찬 바람이 몰아치지만, 바람의 몸짓마저 아름다운 물결로 일렁이는 날에는 퇴색되어버리는 빛마저 아름다운 꿈으로 펼쳐집니다.


숲길을 걷다가 또는 오름을 오르다가 소담스레 핀 들꽃을 만나게 된다면 그 또한 행복한 일이지요.   잔잔히 부서져 내리는 햇살 따라 걷다 보면 나를 반겨주는 들꽃은 마치 나를 위해 피어난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거세바람이 모질게 몰아쳐도 아름다운 숨결로 피어나는 들꽃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제주만이 가진 아름다운 특권입니다.


누렇게 변해가는 가을날, 파란 하늘빛으로 피어나는 용담은 청보랏빛, 또는 시리도록 파란빛으로 피어나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용담꽃은 가을의 문턱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늦가을날까지 만날 수 있는 가을꽃입니다.
고산에 피는 용담은 키가 작으나 저지대에서 피는 용담은 키가 큰 편이며 여러 송이 꽃을 층층이 피워 올려 한층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종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 하늘을 향해 꽃잎을 열고 있는 용담은 따사로운 정오의 햇살을 듬뿍 받으며 피어나기 때문에 오후에는 꽃잎을 다물어 버립니다.


용담을 처음 조우했을 때의 그 기분은 마치 복권에라도 당첨된 듯 기뻤습니다.
이 꽃은  웅담보다 더 쓴맛이 난다 하여 용의 쓸개만큼 쓰다 하여 '용담'이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용담 종류로는 비로용담, 칼잎용담, 흰그늘용담 등이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용담, 흰그늘용담을 만날 수 있습니다. 흰그늘용담은 고산지대에 피는 봄꽃으로 한라산에 자생하는  특산식물입니다.

 

늦가을에는 아름다움을 뽐내던 꽃들마저 겨울 채비를 서두르기 시작하지만, 아직 겨울 채비를 서두르지 못한 용담꽃이 한없이 사랑스럽습니다. 아름다운 가을꽃과의 눈맞춤으로 한결 포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로지 나를 바라보고 있는듯한  용담꽃 곁을  떠나지 못해 늦가을의 볕을 붙잡고 서성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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