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비경

태고의 신비, 그 베일을 벗다

제주영주 2009. 12. 19. 19:48

 

2009124일 돈내코 코스가 첫 개방 됐다. 15년 만에 베일을 조심스레 벗는 돈내코 코스, 그 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 서귀포시 충효묘지 입구에 도착하니 9시경, 대충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48년 만에 돈내코 코스에 첫발을 내딛는 기쁨을 누린다. 돈내코란 돗내코 즉 돗은 돼지, 내는 하천, 코는 입구를 의미하는 제주어다. 즉 멧돼지들이 물을 마시는 하천 입구라는 의미를 말한다.

공동묘지를 가로지르는 산길에는 돈내코 코스 탐방안내소가 초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자그마한 언덕배기에서 뒤를 돌아보니 서귀포 앞바다가 범섬, 문섬, 섶섬, 새섬, 지귀도 등을 이끌고 잔잔하게 펼쳐놓아 시선을 붙잡는다. 차츰차츰 손짓하는 섬을 뒤로하고 베일 속으로 서서히 들어선다. 어느새 숲은 하늘을 가려 고즈넉한 산길로 펼쳐진다. 길은 돌과 흙으로 다져져 걷기에는 좋다. 굴참나무, 비자나무의 싱그러운 잎이 눈을 시원스레 한다.

조금 더 오르니 길은 좁아지면서 갈색낙엽이 온통 길 위에 흩어져 낙엽을 밟는 이로 하여금 상념에 잠기게 한다. 마치 이 길은 혼자 걷는 길처럼 느껴진다. 그렇다 하여 외롭거나 쓸쓸하지는 않다. 그저 묵묵히 베일 속으로 스며들고 싶을 따름이다. 초행길이라 그저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정표가 없으면 도대체 현 위치를 분간할 수 없을 만치 숲은 울창하다. 낙엽을 밟으며, 오르다 보니 썩은 물통 표지석이 반갑게 맞이한다.

썩은 물통은 예전에 버섯재배용으로 농업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웅덩이다. 한라산 자락에는 이러한 웅덩이가 여러 군데 있다. 섞은 물통은 쓰임새를 잃어 육화로 변모해가고 있다. 썩은 물통을 지나 숲 사이로 층층이 놓인 돌계단을 오른다. 돌계단은 마치 15년 동안 보호를 받았던 생명의 숨결처럼 파릇파릇한 이끼들이 돋아나 있다. 이 길은 순례자의 길처럼 고난과 숭고함이 교차한다. 한발 한발 돌계단을 오르며 숨을 내뱉을 때마다 나무들의 숨결이 폐부 깊숙이 들어온다.

적송 지대 표지석이 잠시 쉬고 가라며 반긴다. 오르기 시작한 지 1시간쯤 된 지점이다. 이곳에서 배낭을 벗어놓고 첫 휴식을 취하며 숲의 향내를 맡는다. 표지석과는 달리 적송보다 자작나뭇과인 서어나무, 까치박달이 제법 눈에 많이 띈다.

여기서부터 등산로는 평평한 돌과 흙으로 다져져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해발 1,000m 표지석과 함께 국립공원 구역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푸른 이끼를 덮어쓴 채, 15년 만에 세상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지나니 살채기도란 표지석이 나타난다. 살채기란 말과 소가 함부로 다니지 못하도록 나무로 엮어 만든 문, 도는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다. 표지석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 한라산 일대를 방목지대로 사용됐을 때 우마를 통제했던 곳임을 짐작게 한다. 이곳에서부터는 제법 적송 숲이라 칭할 수 있을 만치 적송으로 에워싸고 있다. 등산로는 오로지 한 사람만이 지날 수 있도록 좁아지며 조릿대가 옷깃을 스친다. 걸음마다 솔향이 묻어나는 숲길이 아름답다고나 할까? 솔 냄새 솔솔 풍겨오는 산길은 태고의 신비를 조심스레 드러내고 있다. 등산로에는 솔가리로 가득하여 운치를 더한다.

11시경 둔비바위란 표지석이 반긴다. '둔비'란 제주어로 '두부'를 말한다. 표지석 맞은편에는 네모반듯한 두부 모양의 바위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바로 옆엔 이끼로 덮여 쓴 해발 1,300m란 표지석이 보인다.

낙엽과 돌과 흙으로 다져진 산길은 마치 자신의 생애를 뒤돌아보게 한다. 또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설렘도 담는다. 하늘을 가린 울울창창한 숲은 자연의 내음 속에서 인생의 깊이를 말해준다. 하늘을 가렸던 원시림도 고지가 차츰차츰 높아지더니 키 작은 나무들로 숲을 이루면서 시야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펭궤대피소 표지석과 함께 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이란 평지, ''란 굴을 의미한다. 대피소는 마치 평지에 굴처럼 지어져 있다. 대피소 위에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기념촬영을 하거나, 시원스레 펼쳐지는 서귀포시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며 탄성을 연발한다. 대피소 북쪽으로는 한라산 남벽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웃방애, 방애, 알방애오름이 줄지어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제주시 방향에서 바라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와 앉은 한라산과 서귀포시 풍광을 한눈에 조망해 본다.

이곳부터는 선작지왓까지 5~6월 털진달래와 산철쭉으로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루는 최적지이다. 대피소를 지나 남성대 코스와 돈내코 코스 갈림길 표지석에 이르면, 바로 위에 남벽 앞 표지석이 보인다. 조금 위에 남벽 초소와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코앞에 펼쳐지는 남벽 화구벽과 광활한 개활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나무 덱으로 형성된 계단을 오르는 길은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길처럼 신비롭다. 한라산과 맞닿으면 닿을수록 하늘은 겨울인데도 파란 도화지처럼 아름답다. 여기서 방애오름과 웃방애오름 사이로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한라산 화구벽에 압도당하고 만다. 조금 더 오르니 남벽 화구벽과 방에오름 샘에 닿는다. 이 샘은 웃방애오름 기슭에서 솟아나는 샘이다. 목을 축이고 방애오름과 웃방애오름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넘어서자 구상나무 숲으로 우거진다. 구상나무 숲을 지나자 길게 누운 붉은오름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향하면 산방산과 저 멀리 가파도 마라도까지 환히 보인다.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등산로에는 조릿대 사이로 시로미 군락지가 보인다.

조면암으로 형성된 한라산 서벽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우뚝 솟아오른 바위들은 마치 한라산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경이롭다. 붉은오름과 서벽 사이로 장구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구목에는 신선의 정원석처럼 즐비하게 늘어선 암괴로 장관을 이룬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숲은 한라산 특산식물인 구상나무로 빼꼭하다. 구상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윗세오름 자락에 앉은 윗세대피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돈내코~평지궤대피소~남벽 분기점~윗세오름 총연장 11.5km 구간의 등산로다. 돈내코 코스는 1994년 남벽 코스와 함께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돼 왔다. 이 코스의 매력은 남벽과 서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과 태평양 위로 점점 떠 있는 서귀포시의 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한, 털진달래와 산철쭉의 활활 타오를 듯한 불꽃이 장엄함을 감상할 수 있다.

 

 

 

 

 

 

 

 

 

 9시17분경 서귀포시 전경

 

 

 

 9시 23분

 

 9시 26분 나무덱으로 형성된 등산로

 

 

 

 

 9시 34분

 

 

길은 돌과 흙으로 다져져 있어 걷기에는 좋았다. 굴참나무, 비자나무의 싱그러운 잎이 눈을 시원스레 한다.

 

 

 

 

 낙엽 쌓인 등산로

 

 

조금더 오르니 길은 좁아지면서 갈색낙엽이 온통 길 위에 흩어져 낙엽을 밟는 이로 하여금 상념에 잠기게 한다.

 

 

 

 

 9시 38분

 

 9시50분

 

썩은물통(돈내코 1.72km, 남벽분점 5.28km)

 

 

 

 9시 58분

 

 10시 4분

 

돌계단

 

 10시 8분

 

적송지대(돈내코 2.57km, 남벽분기점 4.43km)표지석이 잠시 쉬고 가라며 반긴다.

 

 

 10시8분

 

 10시 12분

 

 10시 21분

 

 10시26분

 

해발 1000m 표지석과 함께 국립공원 구역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푸른 이끼를 덮어 쓴 채 15년 만에 세상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10시 27분

 

 10시30분

 

 10시43분

 

조금 지나니 ‘살채기도‘(돈내코 4.0km 남벽분기점 3.0km)표지석이 나타났다. 살채기란 말과 소가 함부로 내다니지 못하도록 나무로 엮어 만든 문, 도는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이다. 표지석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 한라산 일대를 방목지대로 사용될 때 우마를 통제했던 곳.

 

 

 10시 44분

 

 10시 45분

 

 

 

 

 10시 47분

 

 11시 12분

 

 

 

 

 

둔비바위

 

 

 11시 13분

 

 11시30분 섬매발톱열매

 

 11시 31분 화살나무

 

 11시32분

 

 

 

펭궤대피소(돈내코 5.3km, 남벽분기점 1.7km)

 

 

 

 

 

 11시 33분

 

 

 

 11시 34분

 

 11시 34분

 

 11시 53분

 

 11시 53분

한라산 남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1시 54분

 

 11시57분

 

 

 

 11시 59분 방애오름

 

 

 

12시 2분 암괴

 

 12시 3분

 

 

 

 12시 4분

 

 12시11분 한라산 남벽

 

 

 

 12시 12분 방애오름

 

이곳부터는 선작지왓까지 5~6월 털진달래와 산철쭉으로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룬다.

 

 

 12시 13분

 

 12시 14분

 

 12시 16분

 

대피소를 지나 남성대코스와 돈내코 코스 갈림길 (돈내코 6.38km, 남벽분기점 0.62km)표지석.

 

 12시 24분

 

 12시 25분

 

 

 

 12시27분

 

 12시 29분

 

 12시 30분

 

 

 

 12시 30분 전망대

 

 

남벽앞 전망대

 

 12시 31분

 

 12시 33분

 

 12시 38분

 

나무 덱으로 형성된 계단을 오르는 길은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길처럼 신비롭기만 하다.

 

 

 12시40분

 

 

 

 

 

 12시43

 

 12시 45분

 

이 샘은 웃방애오름 기슭에서 솟아나는 샘이다.

 

 

 

 12시 47분

 

 12시 55분

 산방산과 가파도,마라도가 보인다.

 

 

 12시 59 분 붉은오름

 

구상나무 숲을 지나자 길게 누운 붉은오름이 눈앞에 펼쳐진다. 조릿대 틈사이로 시로미 군락지가 보인다.

 

 1시 5분

 

 1시9분 시로미

 

 1시 11분

 

 

 

 1시 18분

 

붉은오름과 서벽 사이로 장구목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구목에는 암괴들이 신선의 정원석처럼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1시 22분

 

계곡을 가로지르는 숲은 구상나무 숲

 

 1시 27분

윗세오름

 

 1시 42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노라면  한라산에 서식하는 큰부리까마귀들이 날아 기웃거리며 먹이를 낚아 챌 준비를 하고 있다.

 

 

 2시13분

 

윗세오름대피소에서 하산로는 영실, 어리목을 선택하여 내려가면 된다.

 

 선작지왓

 

 2시 11분

오름해설팀

 

 

 

 2시 33분

볼레오름, 어스렁

 

 

 

 

 

 2시 37분

 

4시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