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아름다운 들꽃을 품은 '까끄레기오름'

제주영주 2010. 5. 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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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한 색깔로 제주의 식물을

 

 

 

 

 

 

 

   
  ▲ 유채꽃과 조화를 이루는 까끄래기오름.  
노란 별무리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5월.

   
  ▲ 까끄래기오름.  
자그마한 오름이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자잘한 풀꽃들을 품고 있는 까끄래기오름으로 올랐다. 산체가 큰 오름은 웅장한 맛이 있어 좋고 야트막한 오름은 정감이 가서 좋다. 이처럼 크고 작은 오름이 모여 독특한 멋을 그려내는 제주의 풍광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름이 특이한 이 오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오름나그네 김종철 선생은 '꼬끄다' 혹은 '고꾸다'라는 말에서 유래 됐다고 한다. '꼬끄다', '고꾸다'는 말과 소를 들에 놓아 살피면서 풀을 먹인다는 뜻을 가진 제주어다.

까끄래기오름은 표고 429m, 비고 49m, 둘레 1,338m인 규모로 정상까지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이 오름 사면에는 삼나무로 조성돼 있으며 정상에는 억새가 무리지어 가을날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오름이다.

이 오름은 원형에 가까운 분화구를 갖추고 있으나, 남쪽 방향으로 무너져 있는 형상이다. 정상의 둘레는 약 500m로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분화구 안에는 몇 기의 묘가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이하게 이 오름 분화구 안에는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릿대는 어떤 통로를 통해 이곳까지 발을 뻗어 왔는지는 알 수 없다.

   
  ▲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  
이 오름은 야트막하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그 어떤 오름에서 바라보는 경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까끄레기오름과 이웃해 있는 산굼부리 너머로 한라산이 펼쳐지고, 북쪽방향으로 부대악과 부소악 너머로 거문오름이 자리하고 있다.

동쪽으론 소록산과 대록산이 펼쳐지며 이 오름 동북기슭에는 유채꽃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오름은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내기도 하고  다양한 식물을 품고 있다.

그저 운동 삼아 오르는 이들에게는 단숨에 정상에 올라서겠지만, 자잘한 풀꽃과 눈맞춤을 하다 보면 온종일이라도 즐길 수 있는 오름이다.

   
  ▲ 각시족두리풀  
삼나무 그늘에는 앙증맞은 풀꽃들이 수줍게 피어나 늘 봄이면 꽃을 찾는 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곤 한다.

그 주인공들은 '각시족두리풀'과 '각시붓꽃'이다.

'각시'란 접두사는 '작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 족두리풀과 붓꽃보다 모든 면에서 작아서 '각시족두리풀', '각시붓꽃'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족두리풀은 산지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제주에선 족두리풀, 개족두리풀, 각시족두리풀 등이 있다.

이 꽃의 유래는 꽃 모양새가 옛날 신부들이 시집 갈 때 머리에 쓰는 족두리와 비숫하다 하여 붙여졌다.

각시족두리풀은 무성한 잎을 가진 족두리풀에 비해 두어 개의 잎으로 정갈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꽃잎이 뒤로 젖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식물은 주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또한  이 오름에는 아담한 각시붓꽃도 품고 있다.

   
  ▲ 각시붓꽃.  
붓꽃은 꽃봉오리가 붓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꽃 역시 종류가 다양하다. 각시붓꽃, 금붓꽃, 노랑무늬붓꽃, 노랑붓꽃, 솔붓꽃, 흰붓꽃, 귀화식물인 등심붓꽃 등이 있다.

 

각시붓꽃은 보라색으로 고귀하게 피어나는 들꽃이다. 저지대 오름에서 한라산 1700고지 일대까지 분포하고 있다.

   
  ▲ 각시붓꽃, 곤충이 외화피에 새겨진 무늬가 인도하는 꿀샘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  
이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 꽃잎은 6개로 안쪽의 내화피와 바깥쪽의 외화피가 있다. 외화피는 뒤로 젖혀져 있으며 꿀샘을 인도하는 그물 무늬가 새겨 있다.

각시붓꽃은 나무 그늘과 억새 틈 사이 또는 양지바른 풀밭에서도 자생한다.

까끄래기오름은 제주의 들꽃 중에서도 소중한 각시족두리풀과 각시붓꽃을 키워내는 오름으로 꽃을 찾는 이들에게는 인기 있다.

이처럼 오름은 저마다 개성을 갖고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로 제주의 식물을 품고 있다.<제주투데이>

가는길☞ 교래리 사거리에서 산굼부리를 지나 500m 쯤 가면 오른쪽에 주차장 공간이 있으며 삼무로 조성된 오름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