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별이 빛나는 오름

제주영주 2010. 7. 17. 18:14

 
 

오름과 야생화 9]사상자꽃이 길을 여는 오름길
2010년 07월 31일 (토) 11:03:31 문춘자 기자 webmaster@ijejutoday.com

   
  ▲ 도두항 등대에서 바라보는 도두봉.  
몇 해 전 별똥별이 무수히 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밤 11시경 도두봉으로 향했던 헤프닝이 아스라이 바람결에 스친다. 그 해의 추억을 더듬으며 도두봉으로 향했다.

도두봉은 용담2동 다끄네포구에서 바라보면 서쪽 끄트머리에 도드라지게 나 앉은 오름이다.

이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도르라져 보인다하여 '도들오름', 도두리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이라 하여 '도두리악', 또는 이 오름 정상에 도원봉수가 있었음에 '도원봉'이라 불렀다. 한자로는 섬의 머리란 뜻으로 '도두봉'이라고 한다.

   
  ▲ 도두봉 안내도.  

제주공항과 근접한 도두봉은 도두동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이 오름에는 지난해에 산책로를 새롭게 정비했다.

   
  ▲제주를 찾은 여행객들이 도두봉을 산책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산책할 수 있는 오름 둘레길과 동.서사면측으로 산책로가 산뜻하게 정비돼 최근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이 늘고 있다.

이 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한라산과 확 트인 바다를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 바라보는 야경은 이 오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오름 서북사면 기슭으론 수중폭발에 의해 형성된 응회암층과 육상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현무암층을 이루고 있어 화산층의 신비로움을 들여다볼 수 있다.

   
  ▲ 바다신을 모시는 곳 '소득모실'.  
북서사면 기슭에는 '소득모실'이란 표석이 눈에 띈다. 소득모실이란 바다신을 모시는 곳으로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만선과 무사귀환은 비는 곳이다.

   
  ▲ 도두봉 산책로.  

이 오름 산책로는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어 골라서 걷는 재미가 있다.

동사면으로 나 있는 오름길을 선택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이 오름길에는 꽃받이가 피어 눈길을 붙잡는다. 꽃받이는 연하늘색이 주종을 이루는데 이곳 꽃받이는 한결같이 흰색이다.

나무계단을 오르고 나니 고무매트로 깔린 오름길이 펼쳐진다. 이 길에는 사상자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갯바람에 하늘하늘 춤결을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안개꽃을 연상케 한다.

사상자 꽃은 깨알 같은 작은 꽃송이가 줄기 끝에 겹산형(부챗살 모양으로 갈라져 피는 모양) 꽃차례로 핀다.  이 꽃도 무리지어 피면 여느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정상에는 유사시 통신수단으로 이용됐던 도원봉수대터임을 알리는 표석만이 남아 있다. 이 표석에는 "동쪽으로 사라봉수대 서쪽으로 수산봉수대와 교신을 했다"고 새겨져 있다.
 
이 오름 남사면 중턱에는 예로부터 마을의 무사안녕을 위해 제를 올리던 제단인 '포제단'이 있다. 포제단  부근에는  주민들을 위한 체력장이 설치돼 있다.

체력장에서 오름 남사면 기슭으로 들어서면 일제강점기의 상흔이 남아 있다. 일본군 진지동굴이 눈에 띈다. 이 오름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전진기지로 활용됐던 곳이다.

도두봉은 곁으로 보기엔 야트막하여 볼품없어 보이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오름이다.

   
  ▲ 도두봉에서 바라보는 노을.  
슬픔 너머로 노을빛이 숲을 보듬으며 끌어안는다. 이 오름 둘레길로 발길을 옮겼다. 둘레길은 해송으로 오름을 감싸고 있다. 바다를 끼고 걷는 둘레길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고즈넉하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두항, 하얀.빨간 등대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갯바위마다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풍광은 한층 여유롭다.

노을은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며, 쉼 없이 달려온 하루를 서서히 바다로 눕는다. 

   
  ▲ 도두봉에서 바라보는 야경.  
갯내음이 바람결에 실려오고 밤바다엔 어화가 불을 밝히다. 밤하늘엔 은광석을 뿌리듯 은하수가 펼쳐 진다.  오늘밤도 별똥별이 스치운다.

도두봉 가는 길 ☞ 용두암 해안도로를 따라서 서쪽으로 사수동 카페촌 바로 끝나는 부분에 비고 55m의 원추형인 도두봉이 있다.<제주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