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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삼나무와 느릅나무, 떡윤노리, 때죽나무, 느티나무 등 자연림으로 우거져 새들이 지저귀는 오름에서 나무향기 풀내음을 맡으며 삶을 뒤돌아보자. 제주시 번영로 도깨비공원 맞은편으로 둥글게 솟은 우진제비오름이 자리하고 있다. 이름이 특이한 이 오름은 숲이 우거져 새들이 지저귀는 오름일까? 오름 모양새가 제비를 닮았을까? 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오름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울창한 나무로 숲을 형성하고 있다. 오름 기슭에는 몇 채 안 되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중산간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 마을은 오름 이름을 따서 '우진동'이라 불린다. 이 마을 동북쪽으로 나 있는 길로 들어서면 '우진제비오름' 표지석에 다다른다. 이 표지석에서 약 300m 가면 오름 산책로 표지판이 보인다. 이 오름은 비고 126m, 둘레 2,353m의 규모로 북쪽 방향으로 터진 말굽형 화구를 갖추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마을 뒷동산처럼 평범하게 보이나, 오름길을 걷는 자에게만 특별함을 선사한다. 삼나무 향기 풍겨오는 오름 초입에는 탐라풀과 한라참나물, 파리풀이 탐방객을 맞이하듯 자잘한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삼나무 길을 지나면 산책로와 우진샘 갈림길이 나온다. 어디로 가든 정상으로 연결된다. 우선 우진샘을 먼저 둘러본다. 우진샘은 이 오름 화구 안쪽에서 솟는 용천수다. 샘을 알리는 표지판에는 '예로부터 우진샘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 선인동, 덕천에서까지 식수로 사용됐으며, 산세가 천월장군이 태어날 곳이라 하는 명당'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진샘은 물의 쓰임새를 구분하여 식수와 2개의 못으로 나뉘어 있다. 못에는 물양귀비가 달빛처럼 그윽한 자태를 뽐내며 뜨거움을 토해내는 여름을 한껏 맞이하고 있다. 화구에서 동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오름길에는 방울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방울꽃이 피기 시작하면 하늘은 청잣빛으로 서서히 가을 문을 조심스레 열기 시작한다. 이 오름 일부 사면에는 삼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얼핏 보면 오름 전체가 삼나무로 조림됐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우나, 삼나무와 자연림으로 우거져 있어 식생이 다양하다. 오름 능선은 울창한 숲길로 이어지고 서쪽 봉우리 주봉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이 오름 가까이에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비롯해 부대악, 웃바매기와 알바매기, 새미오름 등이 있다. 특히 이곳 정상에서 바라보는 거문오름은 굽이치듯 이어지는 둥근 곡선이 또렷하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이어지는 숲은 자연림과 삼나무로 이어져 울창하다. 산새 소리 풀벌레 소리 요란하게 들려오는 숲길은 상념의 길로 안내한다. 이 오름은 멀리서 보는 것과 달리 자연의 내음을 맡으며, 걸을 때 비로소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일치함을 느낄 수 있는 마력 같은 매력이 숨어 있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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