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자연이 빚어낸 오름 능선의 향연

제주영주 2010. 8. 27. 18:21

 

 

 

 

 

 

 

 

부드러운 곡선들이 한데 어우러져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오름, 제주시 구좌읍 송당에서 성산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매끄러운 용눈이오름이 곡선을 자랑하듯 누워있다. 이 오름에 친환경적인 야자수매트로 탐방로를 재정비하고 있다. 코코넛 껍질을 가공하여 만든 친환경 매트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 분해돼 식물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용눈이오름임을 알리는 표지석은 오름 서쪽 기슭으로 정비된 주차장 부근에 옮겨져 있다. 탐방로 재정비와 함께 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자연과 어울리는 야자수매트로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오름의 속살을 조심스레 훔쳐보듯 발을 내딛는다. 오름 자락으로 펼쳐지는 풀잎들이 사르륵 가을 소리를 내며 발길을 적신다. 발길 닿는 능선마다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로 하모니를 이루며 잔잔한 음률로 곱게 펼쳐진다.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용눈이오름은 마치 여인이 오롯이 누워있는 형국이다. 이 오름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당당하게 드러누워 풀꽃만이 허락하듯 자잘한 풀꽃을 피워내고 있다. 선이지풀, 층층잔대, 무릇, 낭아초, 딱지풀 등이 초록 융단에 꽃밭을 이루고 있다. 부드러운 능선에서 펼쳐지는 환희 속으로 차츰 들어서면, 사람은 나무가 되고 오름과 어우러져 바람에 흩어졌다 다시 나무가 된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선의 향연이 펼쳐지는 용눈이오름은 용이 누워있는 형체와 같아 용와악( 龍臥岳), 또는 산 복판이 크게 패여 있는 것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눈이오름, 용논이오름이라 부른다.

오름 기슭에서 바라보던 모습은 사라지고 녹색 바람에 물결을 타듯 출렁거린다. 용눈이오름은 보는 각도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화무쌍하게 펼쳐진다. 때론 알몸으로 곡선을 자랑하듯 부드럽게 이어지기도 하고, 굽이치는 파도처럼 물결을 이루기도 한다. 발길 옮길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곡선이 이채롭다.

용눈이오름은 해발 247.8m, 비고 88m, 둘레 2,685m의 규모를 갖춘 복합형 화산체다. 원형분화구 3개가 연이어져 어울리는 선의 춤결을 따라 산상 주위를 돌다 보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에 빠져든다. 능선은 끊어질 듯 이어지며, 다랑쉬오름, 손지봉, 거미오름 등과 어우러져 또 다른 선의 향연이 펼쳐진다.

선의 향연은 성숙한 여인처럼 풍만하다. 늦가을 날, 이 오름에 노을빛이 드리우면 아련한 실루엣으로 은빛 물결이 일렁인다. 마치 그 모습은 안녕이라고 속삭이는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손길처럼 흔들어대는 풀잎처럼 감미롭다.

 

용눈이오름은 해발 247.8m, 높이 88m, 둘레 2,685m의 규모를 갖춘 복합형 화산체입니다.

용눈이오름 가는 길☞ 제주시 구좌읍 송당에서 성산 방향으로 중산간도로(16번 국도) 3㎞ 지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