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가을향연 펼쳐진 거친오름서 '나'를 만난다

제주영주 2011. 9. 26. 16:58
가을향연 펼쳐진 거친오름서 '나'를 만난다
[오름과 야생화 17]누린내풀 하늘하늘 거리는 오름길…탐스런 산딸나무열매 '풍성'
   
  ▲ 낙엽교목 산딸나무는 5~6월 하얀 꽃을 가지 끝에 무리져 피며 9~10월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싱그러운 이파리로 드리웠던 거친오름에도 시간의 옷을 갈아입어 어느덧 가을 빛깔로 물들고 있다. 노루들의 보금자리인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은 절물휴양림과 4.3평화공원을 사이에 두고 봉긋 솟아있다.

오름 동북사면 기슭에는 4.3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조성된 제주인의 성지와 다름없는 '제주 4.3평화공원'이 있다. 오름 동남사면 기슭에는 '노루생태관찰원'이 있다. 이곳에는 200여 마리의 노루가 서식하고 있다. 들개로부터 노루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노루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거친오름은 해송과 잡목 등 자연림으로 우거져있어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없다. 그러나 오름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순찰로와 숲을 관통하는 생태 숲길이 조성돼 있어 자연을 벗 삼아 자신을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순찰로와 생태 숲길에는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의자가 간간이 놓여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라는 뜻일 것이다. 생태 숲길은 거친오름 숲 사이를 가로지르는 530m의 탐방로가 조성됐다. 숲길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나무 열매가 탐스럽게 열려 가을의 풍성함을 선사한다. 마치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있어 풍성한 결실을 맺으라고 전해주는 듯하다.

오름 동남쪽기슭에 있는 노루사육장 부근에는 누린내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자연적인 꽃길을 연출한다. 청잣빛으로 살랑거리는 누린내풀 꽃길에는 나비, 박각시 등이 분주하게 날아들어 환상의 꽃밭을 연출한다.

거친오름은 정상을 밟지 않고도 주위를 조망하기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막힘없이 탁 트인 탐방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광은 모든 이들에게 색다른 맛을 전해준다. 오름 남서면 기슭으로 펼쳐지는 풍광은 거친오름에서만 맛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백미'.

초원 너머로 견월악과 한라산이 펼쳐지는 풍광은 한 폭의 그림이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초원에는 노루들이 맘껏 뛰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오름 남서면 기슭에는 수생 동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습지가 있다.

거친오름은 자연을 벗 삼아 탐방할 수 있는 곳이다.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거친오름은 산체가 크고 숲이 어수선하게 우거져 거칠게 보인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해발 618.5m, 비고 154m, 둘레는 3,321m로 북향으로 터진 말굽형의 분화구를 갖추고 있다.

 

   
  ▲ 휴식을 취하는 노루들.  

 

   
  ▲ 거친오름 숲사이를 가로지르는 생태숲길.  

 

   
  ▲ 누린내풀군락지. 활짝 벌어진 꽃잎 위로 삐져나온 꽃술이 이채롭다.  

 

   
  ▲ 거친오름 남서면 기슭으로 펼쳐지는 풍광.  

 

   
  ▲ 거친오름 기슭에 있는 자연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탐방로.  

 

거친오름은 산체가 크고 숲이 어수선하게 우거져 거칠게 보인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해발 618.5m, 비고 154m, 둘레는 3,321m로 북향으로 터진 말굽형의 분화구를 갖추고 있는 분석구이다.

거친오름 가는 길 ☞ 제주시-봉개동-명도암 -제주4.3평화공원-노루생태관찰원으로 들어서면 된다.<제주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