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을탐방

비췻빛 해변이 여름을 부른다

제주영주 2012. 6. 29. 15:35

 

 

 

 

 

 

 

그림 같은 마을, 협재리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가 여름을 품고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비췻빛 바다 위에 섬 하나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마을, 이국적인 풍광에 가슴이 요동친다. 협재리는 제주시 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32km 떨어진 해변 마을이다. 협재리는 금산동, 재암천, 재천동, 해안동, 중앙동 등을 아우르고 있다.

 

이 마을 원로 박문규(80) 전 노인회장으로부터 협재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협재해변’은 마을을 대표하는 명소라고 자랑했다. 물빛 곱기로 소문난 협재해변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또한, 200m에 이르는 모래사장은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착각이 일 만큼 곱게 펼쳐진다.

 

특히 해변을 병풍처럼 둘러친 소나무 숲은 캠핑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쪽빛 바다와 하얀 모래가 하모니를 이루는 이 해변은 전국에서 유명한 해수욕장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또한, 야간 해수욕장 개장으로 여름 낭만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듯한 비양도가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풍광이 이채롭다.

 

비양도는 제주도 형성과정에서 가장 최근에 형성된 화산섬이다.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도항선을 타고 약 15분이면 도착한다. 비양도에는 멸종위기 식물인 비양나무가 자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화산박물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기암괴석들이 분포하고 있다. 박 전 노인회장은 “피서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쾌적한 해변 조성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마을에서는 협재해변 운영을 통해 나오는 수익금을 지역주민들의 위한 복지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이 마을의 명소인 ‘금산공원’를 소개했다. “금산공원은 여름에 3가지 냉기를 느끼게 하는 곳으로 피서객들이 즐겨 찾아오는 곳 중의 하나”라고 자랑했다. 예전 이곳은 선비들을 가르쳤던 터로 ‘덕(德)’ 또는 ‘수덕(修德)’이라 불렀다고 한다. 협재리사무소 부근에 위치한 금산공원은 활엽수림으로 울창한 숲이다.

 

“이 마을의 출신인 재일교포들과 지역주민들의 기부채납으로 협재국민초등학교와 협재리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박 전 회장은 전했다. 협재리사무소에 있었던 협재초등학교는 1953년에 금능초등학교와 통합되면서 재릉초등학교로 개칭됐다.

 

아담한 금능초등학교 인근에는 식물낙원인 ‘한림공원’이 있다. 한림공원 내에는 천연기념물인 ‘종유굴’과 ‘쌍용굴’은 제주도의 용암동굴지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림공원 초입에는 야자수 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이 이국적이다. 협재해변에서 금릉해변까지 이어지는 야자수 산책로는 동남아 휴양지의 풍광이 물씬 풍긴다.

히 한림공원 입구 동쪽으로 60여m에 ‘재암천(財巖泉)’이 있다. 이 동굴은 100m가 되는 천연동굴이다. 동굴 안에는 풍부한 샘이 흘러 ‘재암천’이라 불렀다고 한다. 박 전 회장은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약천수”라며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로도 알려졌다”고 자랑했다. 지역주민들은 9월 6일부터 10일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위해 대대적인 대청소를 벌이고 있다.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익과 천혜의 풍광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지켜나가려는 지역주민의 모습은 청정 바다만큼이나 곱기만 하다. 특히 쪽빛 바다를 물들이는 노을은 이 해변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름다운 해변의 노래가 바람을 타고 일렁거리며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