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이파리들이 싱그러움을 노래하며 봄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동감을 불어넣는 완연한 봄빛에 녹아든다. 옥빛과 청록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한층 뿜어내는 제주시 외도동으로 향했다.
제주시 외도동은 내도동, 도평동, 외도1.2동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원래 도근내마을, 우렝이마을, 수정마을, 월대마을, 연대마을, 벵듸마을, 신산마을 등의 자연 마을로 이뤄졌다. 외도동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이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심의 규모를 갖추게 됐다. 특히 월대와 알작지, 마이못 등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으며 제주올레 17코스의 구간이기도 하다.
김태규(61) 외도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옛날 시인과 묵객들이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가 시문을 돋구었던 월대천과 도내 유일한 알작지와 마이못은 외동의 보물"이라며 소개했다. 또한 "외도 고인돌은 선사시대부터 외도동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음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라고 자부했다. 광령마을 경계지역에 있는 이 고인돌들은 마을에서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자금문제로 월대천 주변에 공연장과 주차시설을 개설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월대천 일대의 사유지를 사들여 편의시설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월대천 생태보전을 통해 은어, 숭어 등 다양한 어종들이 노닐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호동 해수욕장과 연계한 외도동 해안도로 개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외도에서 평화로까지 도로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도동의 명소로 꼽히는 '알작지'로 향했다. 알직지는 모래가 아닌 조약돌 이루어진 해안이다. 자갈들이 파도에 밀려 굴러다니는 소리가 곱다. 달그락 쓰르륵, 사르륵 쓰르륵 파도와 자갈들이 하모니를 이루며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소리를 내는 바닷가, 파도와 자갈들의 사랑을 나누는 소리처럼 감미롭기도 하고 때론 사랑의 이별처럼 애절하게 들린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황금빛 바다와 자갈들의 부드러운 색감을 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낸다. 제주의 바다 빛은 다양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무쌍한 음률로 바다의 소리를 낸다. 파도의 교향곡이 가장 아름다운 해안이다. 알작지는 모나지 않은 둥근 자갈밭을 뜻하는 제주어다. 이곳은 제주도 내에서 유일하게 자갈들로 이뤄진 해안으로 독특한 경관 가치와 지질학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 조약돌은 오랜 세월 동안 흐르는 물의 에너지에 의해 깎인 세월의 결정체이다. 이는 50여 만 년 전 이 일대 규모가 큰 하천이 존재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외도방사탑
또한, 이 마을의 자랑거리는 외도초등학교 동북쪽에 근접해 있는 '월대'다. 월대는 도근천과 외도천이 합류하여 川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월대천'이라 한다. 밝은 달이 뜨면 주위의 풍광과 어우러져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예부터 달빛과 어우러지는 장관을 즐기려는 묵객들이 즐겨 찾아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유명하다. 월대천은 물이 깊고 맑으며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은어가 서식하고 있다.
이곳 주변에는 5백여 년 되는 팽나무와 해송이 휘늘어져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이 마을 바닷가에는 암석이 발달해 있어 다양한 바위들이 산재해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외도 대원암 앞 바닷가에는 해수관세음보살 와불상 등의 갯바위들이 물때에 맞춰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채롭다.
시선을 줄 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갯바위들의 형체가 다채로운 외도동 해안도를 벗어나면 연대마을에 이르게 된다.
이 마을은 '마이못'과 '연대' '원담'은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연대마을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들어서면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집들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마을 초입에는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마이못'이 있다. 커다란 원형의 해안습지를 이루고 있는 마이못 초입에는 1970년 때까지 마시는 물로 사용했던 가막샘이 있다. 또한 연대마을에는 조선 시대 왜적이 침입 시 연기를 피워 알렸던 조부연대가 있으며, 어로시설인 연대원담이 있다.
특이 연대원담은 이중 원담의 구조로 형성돼 있어 독특하다. 고즈넉한 연대마을을 벗어나 바닷가로 향하면 보라별꽃, 붓꽃 등이 갯바위와 어우러져 봄 향기가 파도에 실려 온다.
붓꽃
갯장대
갯개미자리
'제주마을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췻빛 해변이 여름을 부른다 (0) | 2012.06.29 |
---|---|
에메랄드빛 바다와 파란 하늘이 맞닿은 김녕리 (0) | 2012.05.28 |
4.3의 상흔과 화해의 길에 서다 (0) | 2012.03.28 |
용의 승천을 꿈꾸는 마을 (0) | 2012.02.27 |
천연자원과 유적이 함께 어우러져 숨 쉬는 곳, 삼양동 (0) | 2012.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