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을탐방

마이못 너머로 펼쳐지는 연대마을

제주영주 2013. 10. 15. 17:18

마이못 너머로 펼쳐지는 연대마을
                      그곳에선 파도소리와 고요함이 깃들다 
 
 

알록달록 색색이 지붕과 돌담길로 이어지는 마을은 외딴 섬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일 만큼 그저 고요한 갯바람과 파도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연대마을은 제주시 외도동에 속해 있는 아담한 바닷가 마을이다. 81가구에 140여 세대이며, 인구수는 350여 명으로 고요하고 한적하다.
 이 마을 초입에는 ‘연대마을’이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마을은 마치 바다를 품어 안은 듯 일주도로변에서 바닷가 쪽으로 들어앉아 포근하고 아담하다.

 

 연대마을길로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원형의 못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못의 형태가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못’이라고 붙여졌다. 못은 바다 쪽으로 물길이 나있어서 썰물 때는 물이 빠져나가고 밀물 때는 바닷물이 못으로 들어오는 해안습지를 이루고 있다. 마이못 초입에는 용천수인 ‘가막샘’ 있다. 이 샘은 1970년 때까지만 해도 이 마을을 책임졌던 생명수였다. 이 샘에서 솟은 물은 마이못으로 흐르는데 칸막이를 두어 식수, 허드렛물, 빨래터 등 용도별로 사용해왔다. 마이못 너머로 수채화 같은 갯마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석조(63) 연대마을 회장은 “임진왜란 때 왜구의 침임을 알리기 위해 망루대에 봉화를 피웠는데 그 연기가 마을 주변을 감돌았다는데서 ‘연대마을’이란 이름이 붙였다”며 마을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이 마을에는 조선 시대에 적의 침입을 알리던 시설인 ‘조부연대’가 있다. 연대는 유사시 위급을 알리는 통신수단으로 이용됐다. 조부연대에 대해 이 회장은 “왜구의 침입을 가장 먼저 알리는 외도동의 수문장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덧붙였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두어 척의 배와 보트가 정박해 있는 포구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빨간 등대가 연대마을을 굽어보는 포구는 여느 포구와는 달리 선박들의 기름통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이 회장은 “우리 마을은 7척의 어선이 있는데 생선을 갈무리하는 작업장과 건조장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설치를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도 정책에 반영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말했다.
 

 

연대포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새롭다. 도두봉에서 이어지는 해안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연대마을과 해미안 앞까지 잇는 산책로가 지난해 10월에 완공되면서 연대마을 학생들의 등하교 시 안전한 길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산책로는 나무 데크 시설로 돼 있으며, 바닷가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자연치유의 길로 주목 받고 있다.

 

연대포구 서쪽에는 돌담으로 쌓은 허름한 불턱 있다. 이 불턱 안에는 고단한 해녀들이 삶을 보여주듯 물질 도구와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피웠던 흔적이 남아 있다. 옛날 불턱 20미터 거리에 현대시설로 갖춘 해녀불턱이 들어서 있다. 이 마을의 해녀는 16명이다. 대부분 고령의 할머니들이 물질하고 있다.

 

 

돌담으로 이어지는 마을 길은 어촌 사람들의 삶의 녹아 있다. 이 길을 따라가노라면 ‘연대원담’에 다다른다. 원담이란 돌담을 둥그렇게 쌓아 올려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 어로시설이다. 주로 멸치를 잡는 용도로 이용됐다. 이곳 원담에서 서쪽으로 들어서면 너븐빌레가 펼쳐진다. 연대마을에선 이곳 빌레에서 소금을 만들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를 ‘소금빌레’한다. 평평한 갯바위에 바닷물을 건조하여 소금을 만들어 사용했던 이 일대에는 코끼리상 등의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가 펼쳐진다. 하귀 바닷가로 이어지는 연대바닷가에는 갯쑥부쟁이가 가을바람을 이고 연보랏빛으로 한들한들 거리며 가을 시심을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