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마을, 월령리
샛노란 꽃물결로 출렁이다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는 온통 샛노란 꽃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초록빛 손바닥 위로 노란 꽃망울을 톡! 톡! 터트리며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선인장 꽃물결.
월령리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약 37km 떨어진 곳에 있다. 농어촌 마을인 월령리는 ‘손바닥선인장’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온통 ‘손바닥선인장 군락이다. 선인장 마을답게 밭은 물론이고 마을 안길 돌담 위, 갯바위에도 온통 선인장이 자생하고 있다. 멕시코가 원산인 일명 ‘손바닥선인장’은 부채선인장 속이며 ‘백년초’로 유명한 식물이다.
박용수 월령리장은 “월령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제429호 ‘선인장 자생지’로 지정된 마을”이라고 소개했다. 이곳 선인장은 약 300년 전 구로시오 해류를 따라 월령리 해안가에서 뿌리를 내리게 됐다고 한다. 당시 지역주민들이 뱀이나 쥐를 퇴치하기 위해 돌담 주위에 심으면서 마을 전체에 펴지게 됐다. 하지만 오늘날 ‘선인장 마을’로 유명세를 타게 된 동기는 1991년 월령리 농가에서 선인장을 처음으로 재배하게 되면서부터다. 박 이장에 따르면 1990년 초 월령리 농가에서 선인장 열매를 약재 사업으로 호황을 누리게 되면서 제주 전역에 선인장이 퍼지게 됐다. 그러다가 1999년 선인장 열매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선인장 재배 농가가 축소돼 현재 월령리 농가에서만 선인장을 재배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마을 전체가 선인장으로 가득 메우고 있다.
박 이장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권역 단위 종합정비 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3년간 25억 원을 투자받게 됐다”고 했다. 이어 박 이장은 “마을 권역 사업으로 올여름부터 농촌체험마을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촌체험은 농사체험, 낚시체험, 문화예술체험으로 꾸며진다. 특히 마을 특용작물인 ‘선인장’을 이용한 비누 만들기 체험도 이뤄진다. 또한, 박 이장은 “마을 권역 사업으로 ‘월령 숲길 자연치유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월령 숲길은 50년 이상 되는 소나무 군락지다.
특히 월령리 마을안길 돌담은 ‘잣성쌓기’ 형식으로 쌓아져 있다. 무엇보다 돌담 위에 자라는 선인장은 월령리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광이다. 이 마을에선 눈길 주는 곳마다 ‘손바닥선인장’으로 가득 메우고 있다. 6월 중순부터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여 7월이면 샛노란 꽃물결을 이룬다. 11월엔 보랏빛 열매가 맺히는데 이 열매를 ‘백년초’라고 부른다. 선인장 열매는 건강식품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마을의 효자작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월령리에선 백년초를 이용한 선인장 국수와 선인장 주스를 맛볼 수 있다.
소담스런 마을 돌담길을 지나 바닷가 쪽에 ‘월령포구’가 있으며 포구 너머에는 ‘월령코지’가 있다. 바다 쪽으로 쭉 뻗은 ‘월령코지’는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월령코지는 용암이 바닷물에 급격히 굳어지면서 생성된 갯바위다. 월령코지 인근에는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우뚝 서 있는데 월령리는 국내 최초 풍력발전단지이기도 하다. 월령 코지에선 아담한 월령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월령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월령해안 산책로’다. 덱 시설로 설치된 산책로는 파도처럼 굽이치듯 이어진다. 산책로 곳곳에는 초록색 선인장 줄기마다 노란 꽃이 만발하게 피어 눈길을 끈다. 꽃은 마치 한겨울에 피는 ‘복수초’와 흡사하다. 손바닥선인장꽃은 거친 현무암에서 고운 자태를 뽐내며 한여름을 품어 안는다. 짭조름한 갯내음이 물씬 풍겨오는 월령리에는 샛노란 선인장꽃으로 현기증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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