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명소 ‘선흘리’
제주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오름과 습지, 동굴, 곶자왈, 광활한 목장지대가 어우러져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마을, 그곳에선 절로 치유가 된다. 눈길 주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녹색 바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온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선흘리로 향했다.
제주시 동쪽에 위치한 조천읍 선흘리는 선흘1.2리로 구성된 중산간 마을이다. 오지의 마을이었던 선흘리는 최근 생태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동백동산으로 유명하다.
생태관광지로 지정된 선흘1리는 동백동산을 품고 있는 아담한 마을이다. 동백동산은 거문오름에서 화산체가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류로 형성된 곶자왈 지대다. 따라서 이곳을 ‘선흘곶자왈’이라 부른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선흘곶자왈은 선흘리 주민들의 생활터전이었다. 땔감은 물론 숯을 굽거나 각종 농기구 재료를 공급했던 곳이다. 예전에는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이라 불렀다. 지금은 동백나무보다 후박나무, 종가시나무 등 상록활엽수의 천연림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된 0.59㎢의 ‘먼물깍’ 외에도 자그마한 습지가 많다. 동백동산은 멸종위기식물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한 양치식물과 난대 상록활엽수림지역으로 생태계의 보물창고이다. 이 같은 독특한 생태환경을 인정받아 2010년 습지보호구역지정에 이어 2011년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특히 동백동산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반못굴’과 ‘숯가마터’ 등이 남이 있다. ‘반못굴’은 선흘리 주민들이 4·3사건 때 피신했던 곳이다. 한겨울에도 초록빛으로 울울창창한 동백동산은 완만한 평지를 이루고 있어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동백동산의 면적은 59만m²이며, 전체 탐방코스는 4.7km이다. 최근 이곳에는 동백동산 탐방안내소가 들어섰다. 탐방안내소에는 생태체험관, 교육실, 자료실, 음식체험관, 토산품 판매점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낙성동 4.3 성(城)’ 유적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이 유적지는 4·3 사건으로 초토화됐던 지역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선흘1리 주민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선흘곶축제’ 등 자립소득 및 고용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성과로 지난해에는 생태관광 성공 모델로도 선정됐다.
선흘1리 남쪽에 위치한 선흘2리는 거문오름과 우진제비, 알바메기, 웃바메기 오름를 끼고 있는 아담하고 한적한 마을이다. 이 마을 역시 자연습지, 오름, 동굴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특히 거문오름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된 후 매년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열리고 있다. 거문오름 탐방로는 총 4코스로 나뉜다. 탐방 이틀 전까지 세계자연유산센터(http://wnhcenter.jeju.go.kr)로 예약을 해야 한다. 이 마을에선 거문오름 국제 트레킹 외에도 거문오름 일출제도 열리고 있다. 또 지난해 처음으로 ‘까망고띠 큰잔치’ 등을 개최했다. ‘까망고띠 큰축제’는 거문오름에서 빚은 블랙푸드를 지역대표 브랜드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이처럼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 알리기에 나선 덕분에 활기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박상섭 선흘2리장은 “선흘2리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마을로써 자연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정이 넘치는 마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을”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박 이장은 “자원을 활용한 상품개발이 필요하지만, 마을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다”면서 “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학교 살리기는 물론 특색 있는 마을로 발전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마을에는 숨겨진 비경이 있다. 그 비경은 미로형 동굴인 벵뒤굴과 벵뒤습지다. 이 습지는 웃바메기 북동쪽 기슭으로 고즈넉하게 펼쳐진다. 습지에는 어리연꽃을 비롯해 순채 등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꽃을 피워내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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