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가 아름다운 마을, 고산리
그 비경에 머물다
차귀도의 낙조와 해안 절경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고산마을, 고산리는 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질 만큼 자연풍광이 일품이다. 제주시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한경면 고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유적지가 있다. 특히 수월봉, 당산봉, 차귀도, 해안 절경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차귀도, 와도, 지질이섬 등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효심이 지극한 오누이의 슬픈 전설을 품고 있는 수월봉은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서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수월봉은 표고 78미터, 비고 73미터로 나지막한 오름이다. 오름정상 부근까지 차로 갈 수 있다. 수월봉 정상에는 ‘고산기상대’와 ‘영산비’ 그리고 ‘수월정’이 있다. 수월봉 정상에 서면 드넓은 고산평야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특히 맑은 날에는 한라산과 가파도, 마라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수월봉에는 지질공원 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어 수월봉 지질공원 안내는 물론 고산리의 역사, 문화, 전설 등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이명숙(60) 지질공원해설사에 의하면 영조 33년에 대정 현감이 영(靈)이 깃든 산임을 상징하는 영산비를 수월봉에 세웠다. 일제강점기에 민족사상과 신앙이 말살이 행해지자 지역주민이 영산비를 밭고랑에 숨겼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흐른 후 영산비를 발견했으나 영산비의 상태가 훼손돼 현재 고산1리사무소에 보관 중이다. 영산비 복원을 추진하여 지금의 비가 세워졌고 2000년부터 매해 3월 15일 영산제가 행해지고 있다.
이 해설사는 “사찰 월성사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 ‘월사야종(月寺夜鍾)’, 수월정에서 바라본 경치 ‘각정만경(角亭滿景)’, 해녀들이 전복, 소라 등 해산물을 따는 풍경 ‘광포채복(廣浦採鰒)’ 등 차귀 10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며 마을을 소개했다. 이 해설사는 “수월봉은 도내 최고의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다”면서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차귀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그림 같은 섬”이라고 했다. 특히 그녀는 “차귀도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낙조의 비경을 감상하기 위해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며 “1일 관광객은 최하 600~700여 명이며, 성숙기 때는 3000여 명이 찾을 만큼 수월봉은 세계적인 명소로 뜨고 있다”고 자부했다. 수월봉은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게 되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매해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이 열리고 있다. 올해 4회째 개최한 바 있다. 코스는 수월봉 엉알길, 당산봉, 차귀도 등에서 펼쳐졌다.
수월봉은 약 18,000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분출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의 일부이다. 수월봉 일대를 뒤덮었던 화산재는 기름진 토양이 됐다. 기름진 토양은 신석기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됐다. 수월봉 절벽 아래로 내려가면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지층을 볼 수 있다. 이는 화산 분출 당시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여 형성된 응회암이다.
깎아지른 듯한 수월봉 해안절벽은 동쪽으로 2km까지 이어진다.
이 해안절벽을 ‘엉알’(제주어, 절벽 아래)이라 부른다. 엉알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마치 거대한 용이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엉알에는 365일 맑은 용천수가 떨어지는데 이 마을에선 이를 ‘녹고의 눈물’이라고 한다. 효심이 지극한 오누이의 슬픈 전설이 서려 있는 엉알길에서 쪽빛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차귀도와 죽도를 배경으로 오가는 고깃배들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자구내 포구 역시 색다른 풍경으로 수를 놓는다. 준치를 말리는 풍경에선 어촌 마을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노을빛이 물든 고깃배들이 서둘러 포구 쪽으로 돌아오고 한해의 해가 저물어간다. 노을은 또 다른 희망을 품기 위한 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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