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과 풍어를 실은 봄바람 출렁!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드는 귀덕리
호오이~ 호오이~ 숨비소리에 봄바람이 파도를 타고 넘실거린다. 바다 저 멀리서 영등할망이 풍작과 풍어를 안고 들어올 듯하다. 전설에 따르면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음력 2월 초하룻날 제주로 들어온다. 제주를 찾은 영등할망은 보름간 도내 전역을 둘러본 후 우도를 거쳐 자신이 사는 섬으로 돌아간다. 도내에 머무는 동안에 영등할망은 밭에는 곡식의 씨를, 바다에는 해산물의 씨를 뿌린다. 하여 예부터 제주에선 음력 2월 초하룻날 영등할망 환영제를 올리고 14일에 송별제를 거행한다. 영등할망이 제주를 찾는 관문인 한림읍 귀덕1리로 행했다.
한림읍 귀덕리는 애월읍 금성천을 경계로 귀덕1리, 2리, 3리로 형성된 큰 마을이다. 귀덕1리와 2리는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형성된 해안마을이다. 귀덕 3리는 귀덕1리와 2리 남쪽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홍인성 귀덕1리장은 “귀덕1리는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복덕개’(복덕포구)로 유명하다”며 마을을 소개했다. 특이 이 마을에선 올해 처음으로 3월 20일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는 영등축제를 연다. 마을축제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에서 주관한다. 축제는 복덕포구에서 영등할망이 제주로 들어오는 것을 재현하여 보름간 도내 전역을 돌아 우도에서 송별제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영등할망이 복덕포구로 들어온다는 전설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귀덕본향당 부근에는 영등할망 석상이 세워져 있다. 석상 옆에는 설문대할망, 영등하르방의 석상도 있다. 복덕개 포구는 큰여와 작은여, 거북등대가 있어 경관을 더해준다. 일주도로변에서도 훤히 보이는 거북등대는 ‘큰여’라 불리는 갯바위 위에 있다. 등대는 거북이 모양의 조형물 위에 세워져 있다. 이 등대와 마주하고 있는 포구가 모살개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어 ‘모살개’라 붙여졌다고 한다. 이어 홍 이장은 “귀덕1리의 자연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수상 레포츠사업으로 카악체험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덧붙여 홍 이장은 “제2의 새마을 운동으로 특용작물 가공공장 등을 추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귀덕1리와 이어지는 귀덕2리는 한수풀 해녀학교로 유명한 마을이다. 바다를 뀌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도로 중간지점에 용천수인 ‘굼들애기물’이 있다. 이 용천수에서 몸을 씻으면 피부병 등 잔병이 없어진다고 전해지고 있다. 귀덕2리 해안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포구가 있다. 포구 옆에는 한수풀 해녀학교가 들어서 있다. 해녀학교는 해녀문화 보존을 위해 2008년에 문을 열었다. 제1기 운영을 시작으로 7기 졸업생까지 약 350여 명의 해녀를 배출했다.
이와 관련해 귀덕2리 강승호 이장은 “해녀학교에서 배출한 해녀 수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작 이들이 직업으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면서 “어촌계에서 신규해녀 가입절차를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강 이장은 “사라져 가는 해녀문화 보존을 위해서 획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 이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365일 해녀체험’, ‘낚시체험장’, ‘외줄타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이장은 “전국 최초로 깐 파를 도매시장에 상장시킨 마을”이라며 “지역주민들이 부지런하여 연간 40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부촌”이라고 자부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귀덕3리로 행했다. 이 마을의 주산물은 양배추, 양파, 브리콜리 등이다. 특히 이 마을의 밭담은 이색적이다. 밭담은 밭의 경계를 돌로 쌓은 담을 말한다. 밭담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귀덕3리의 밭담에는 잣질, 잣벡 등이 남아 있다. 잣길은 잔돌을 성처럼 쌓아 밭과 밭 사이에 만들어진 길이다. 잣벡은 잔돌을 밭 한쪽 구석에다 차곡차곡 쌓은 돌을 말한다. 척박한 세월의 흔적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며 평온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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