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피는 꽃, 詩

저무는 가을

제주영주 2006. 10. 31. 19:55


뉘엿뉘엿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풀벌레 울음소리마저 애처롭게 들려오는 황혼녘입니다

 

우영밭으로 등 굽은 감나무가

황혼에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을도 저물어가는 만큼

메말랐던  계곡도  골 깊게 패어만 갑니다

 

울담에 내려앉는 가을 햇살에

호박은  단맛을 내며 익어가듯

당신의 황혼도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단맛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머니

황혼이 지고 있습니다

어둠이 빛을 가려 놓았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한없이 그리워

등 굽은 감나무가 우영밭으로 내려앉고

억새풀이 자꾸 외롭다며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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