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풀벌레 울음소리마저 애처롭게 들려오는 황혼녘입니다
우영밭으로 등 굽은 감나무가
황혼에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가을도 저물어가는 만큼
메말랐던 계곡도 골 깊게 패어만 갑니다
울담에 내려앉는 가을 햇살에
호박은 단맛을 내며 익어가듯
당신의 황혼도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단맛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머니
황혼이 지고 있습니다
어둠이 빛을 가려 놓았습니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이 한없이 그리워
등 굽은 감나무가 우영밭으로 내려앉고
억새풀이 자꾸 외롭다며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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