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올해는 황사가 심하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산쪽풀로 하늘을 맑게 물들어 놓을 수 있다면 그러고 싶기도 합니다.
산쪽풀은 쪽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잎의 쓰임새가 쪽풀과 같이 염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산쪽풀’이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왠지 이름만 들어도 청아한 하늘빛이 떠올려지는 풀꽃입니다.
맑고 청아한 하늘처럼 파란 꽃이 피는 것도 아닌데도, 산쪽풀이란 이름만 들어도 쪽빛 하늘에 알싸한 풀꽃 내음으로 풍겨 올 것만 같은 사랑스러운 풀꽃입니다.
산쪽풀처럼 누군가에게 알싸한 향기로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화려함이란 찾아 보기 힘든 산쪽풀, 잡초인 듯 숨죽이고 있던 자그마한 꽃망울도 도란도란 모여서 꽃을
피우는 법, 산새소리에 봄 내음이 그리웠는지 자그마한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산쪽풀은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쉽게 만날 수 있는 풀꽃이지만, 산쪽풀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가만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꽃이 피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자그마한 꽃입니다.자그마한 꽃이 초록 이파리처럼 연둣빛으로 피어나니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화려함이란 찾을 수 없는 꽃입니다. 그래도 내게는 어느 꽃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산쪽풀의 아름다움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지요. 풀인 듯 서성대다 어느새 연둣빛 꽃으로 피는 것을 보면 내면의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는 꽃이라 할 수 있지요.
뽐내며 피우는 꽃도 아닌데 눈에 띄게 화려한 꽃도 아닌데, 큼직한 꽃송이도 아닌데, 이름만 들어도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풀꽃, 그래서 더욱 아름답습니다.풀무지로 자랄 것만 같은 산쪽풀이 꽃무지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이 봄에 느껴보세요.
산쪽풀
꽃이 피기 전까지는 몰랐네!
방울방울 달린 꽃망울이
아름다움을
연둣빛 꽃술을 이고서야
나는 보았네!
쪽빛으로 번지는
알싸한 향기
하늘 가득 번지는
꽃무지 풀무지
산들에도 꽃무지 풀무지
내음으로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