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바람꽃을 닮은 꽃, 모데미풀

제주영주 2007. 4. 17. 21:03

 

 

 

 

 

 

 

 

 

 

 

 

바람꽃을 닮은 모데미풀,  모데미~ 모데미~ 목청껏 불러도 대답 없었던 꽃,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모데미풀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초록으로 움트는 봄이 오면 찾아보고 싶었던 꽃 중의 하나로 봄이면 가슴 한켠에서 싹을 틔우고

하얀 꽃을 피워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 겨울이 찾아와도 모데미풀은 가슴 한켠에서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이렇듯 가슴 속에 피우는 꽃,   만날 수 없는 꽃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됩니다.

모데미풀을 만날 수 있는 봄이 왔습니다.

 

꽃망울이 예쁜 선괭이눈, 하얀별로 피는 개별꽃, 족두리풀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깊은 산속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조급하지 않아도 나와의 인연이 있다면 산속을 걷다 보면 내게로 다가올 거라는 것을 믿고 만나는 들꽃마다 눈맞춤을 하면서 느긋하게 산속을 걸었습니다.

 

스치는 발걸음을 붙잡으며 미소를 지어준다면 행운이겠지요. 설령 눈맞춤을 할 수 없다 하여도 서운하거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슴 속에 피우는 꽃도 언젠가는 눈맞춤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다리는 만큼 꽃은 언제나 아름답게 피어 줄 테니까요.

 

미나리아재비과 모데미풀속 모데미풀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신물인 만큼 귀하디 귀한 꽃이지요.

모데미꽃, 모데미풀,  풀이라 불러 아름다움을 잃지는 않지만  왜 풀이라 했을까요?

아무래도 귀하다 보니 풀이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리산 칠선계곡을 지나 천왕봉으로 가다 보면 모뎀골이란 골짜기가 있다고 하네요.

처음 그곳에서 모데미풀을 발견하여 그곳 지명을 따서 '모뎀풀'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모뎀풀~ 모뎀풀~  부르던 것이 '모데미풀'로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모니터 화면상으로 보던 모데미풀은 실제로 보면 어떤 모습일까?

꽃의 크기는 얼마나 할까? 세바람꽃보다 조금 클까? 아니면 작을까? 모든 것이 궁금했습니다.

 

모데미~` 모데미~~ 이름처럼 아름다운 꽃, 가슴 속에서 꽃을 피워낸 모데미풀이  풀숲에 숨어

요정처럼 하얀 얼굴을 살며시 내밀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참이나 들여다 보았습니다.

 

연둣빛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춤 추는 요정처럼  하얀 얼굴이 아름다운 꽃, 모데미풀과의 눈맞춤은 행복했습니다.

 

속명은 megas(크다)와 Eranthis(나도바람꽃속)의 합성명으로 나도바람꽃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속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바람꽃과 많이 닮았지요.

 

나도바람꽃은 제주에서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세바람꽃과 비교를 해보면  세바람꽃보다 큽니다.

꽃잎으로 보이는 하얀 잎은  꽃받침으로 자그마한 노란 꽃망울이 진짜 꽃이지만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받침이 꽃처럼 예쁘게 피는 것도 바람꽃과  닮았습니다.

 

꽃도 아름답지만, 봄비를 연상케 하는  연둣빛 총포가  마치 우산처럼 곱게 펼쳐지는 모습이 매력이라 할 수 있지요.

 

상큼한 연둣빛 총포가 곱게 펼쳐지면 그 위로 한 개의 하얀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 모데미풀과의 만남은 행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