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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비한 삼나무 행렬이 끝나는 곳에 자리한 오름. 여왕오름
백약이오름으로 가는 길
백가지 약초가 있다하여 붙여진 ‘백약이오름’. 이 오름은 도로변 가까이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목장이 나온다. 목장 명답게 널따란 목장 지대가 양쪽으로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은 푸른 삼나무들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광이다.
겨울이지만, 푸른 삼나무로 즐비하게 이어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푸르게 힘차게 뻗어가는 푸른 기상의 터널 속으로 산들바람을 싣고 달려본다. 푸른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차를 주차해놓고 백약이오름을 오른다. 오름 기슭에는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오름 사면은 풀밭이다. 백약이오름은 비고 132m, 둘레 3,124m의 규모로 원뿔 모양이며, 커다란 원형분화구가 있는 큰화산체다. 이 오름은 백 가지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 하여 예부터 ‘백약악(百藥岳)’이라 불렸다고 한다.
목장 안에 있는 오름이라 말 떼를 만날 수 있다. 마른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여유롭게 목장 지대를 유유히 누비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을 뒤로하고 능선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한풀 꺾인 찔레나무와 억새가 무성하다. 오름 정상부에 왕릉봉우리가 솟아오른 것이 백약이오름의 특징이다. 왕릉봉우리 주변에는 진달래가 있어 봄철에 백약이오름을 오르면 화사한 진달래꽃, 수많은 약초, 야생화를 접할 듯싶다.
동남사면 쪽으로 삼나무가 조성되어 있으며, 북사면 쪽으로는 억새와 띠로 조성되어 있다. 또한, 무성한 찔레나무가 나그네의 길을 가로막고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은 아니다. 오름 정상에선 동부지역 일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미오름, 다랑쉬, 좌보미 저 멀리 일출봉까지 조망할 수 있다.
2004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