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이달봉

제주영주 2006. 3. 9. 11:31

 

 

이달봉




 금빛 비단이 넘실거리는 오름, 두 개의 젖무덤은 마치, 처녀의 젖꼭지 마냥 솟아올라 있는 모습은 이달봉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곱게 잘 다져진 잔디밭 위로 봄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봄 햇살이 오름 능선 위로 곱게 누우면 황금빛 비단이 넘실댑니다.

 이달봉 길목까지 마중을 나온 산자고의 꽃 마중에 즐거움은 두 배로 커 갔습니다. 키는 작지만 백합처럼 핀 산자고 어여쁘기도 하여라! 매끈한 오름 능선마다 빠끔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산자고의 아름다운 자태가 여기저기서 포근한 봄볕을 쬐고 있습니다.

 이달이 촛대봉에는 용암유출 흔적인 화산암이 있으며, 자그마한 동굴이 있습니다. 양지바른 쪽으로 피어난 할미꽃들, 보랏빛 제비꽃, 흰젖제비꽃, 봄나들이 나와 오름 자락을 어여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 너무나 작은 꽃, 국화처럼 꽃을 피우는 꽃이 있지 않은가, 꽃 이름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샅샅이 뒤져 겨우 찾아낸 꽃 이름은 솜나물입니다. 봄, 가을에 두 번 꽃을 피우는 꽃이며, 꽃 뒷면은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꽃은 하얀 국화처럼 활짝 피우는 꽃입니다.

 올 가을에 오르면 솜나물 꽃들이 제법 키가 커서 다시 한 번 가을을 사모하는 꽃으로 활짝 피우겠지요. 은빛 가루 넘실대는 가을날에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솜나물은 봄, 가을에 개화합니다. 오름 능선에 엎드려 피우는 꽃처럼 자그마한 키에 활짝 피우는 꽃이 어여쁘기만 합니다. 자세히 눈여겨보지 않으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꽃입니다.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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