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비경

고망난 돌

제주영주 2006. 3. 9. 11:59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이 만들어낸 괴이한 형상

구좌읍 종달리 고망난

  

 제주는 어디를 가나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어제의 그 모습이지만, 늘 새롭게 탄생하는 자연의 모습은 제주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늘 신비롭게 탄생하는 제주에는 곳곳에 푸른 바다의 숨결이 숭숭 구멍 난 돌담 사이로 불어옵니다. 바다의 향기로 가득 채워지면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푸른 바다를 가득 채워 해풍에 돛을 올리고 출항해봅시다!

 종달리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앙증스런 돌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엇을 기원하기 위해 작고 앙증스런 돌탑을 쌓여 놓았을까요? 거기에 바다는 하늘을 담아내기 위해 더욱더 푸르고 깊어만 갑니다. 어디를 가든 기암괴석들은 모두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 들어간 듯합니다.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기암괴석은 태곳적 모습으로 그 검고 단단한 침묵 속으로 파란 얼굴을 담아내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서면 찰랑 찰랑거리며 속닥거리는 바다의 말(言)이 들립니다. 어제의 슬픔, 고뇌를 씻겨 내려가는 바다의 말(言)이 잔잔한 물결을 일렁이며 다가왔다 이내 멀어져갑니다. 슬픔은 어느새 씻겨 내려가고 반짝이는 희망의 돛이 보입니다. 그 어느 보석보다 빛나는 보석이 박혀 반짝입니다. 그 보석은 아무에게나 보여 주지 않습니다. 비울 수 없는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로지 빈 그릇으로 쪽빛 바다를 한 바가지 담아내고 그 쪽빛 바닷물에 자신을 비춰 보면, 그대들에게도 보일 것입니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보석이 그대 가슴속으로 박혀 반짝일 것입니다.

고망난 돌 틈 사이로 파란 하늘이 열립니다. 거기에 제주도가 있습니다. 구멍 난 돌 틈 사이로 쪽빛 바다를 담아내는 파란 제주도가 있습니다.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제주도에 돛을 올리고 출항해 보세요!



2004년 6월

'숨겨진 비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도  (0) 2006.03.09
한담동  (0) 2006.03.09
쇠소깍  (0) 2006.03.09
큰엉  (0) 2006.03.09
병술년 첫 날 그곳에 가면!  (0) 200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