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용눈이

제주영주 2006. 3. 9. 13:01

 

 

부드러운 곡선미를 맘껏 자랑하는 오름 

용눈이 오름…알오름은 용의 배꼽! 


 

곡선미의 여왕, 용눈이오름은 송당에서 성산 쪽으로 가는 중산간도로 3km 지점에 있다. 이 오름의 높이는 88m, 둘레 2,685m로 용암 형설류의 언덕이 산재해 있는 복합형 화산체다.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용눈이오름으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듯 알몸으로 하늘을 향해 누워있다. 거친 바람을 들이마시며 제주인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오름,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 많은 이로부터 사랑받는 오름임은 틀림이 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랑받는 오름이라서 그런지 용눈이오름을 찾는 이들은 쉴 새 없이 찾아든다. 언제 보아도 부드러운 오름, 365일 알몸으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누워있는 오름의 자태는 당당하며, 아름다운 곡선을 맘껏 자랑한다. 이렇게 당당하게 맘껏 곡선미를 자랑할 수 있는 것도 오름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용눈이오름 초입에는 하얀 억새 꽃물결이 하얀 손을 흔들며 반긴다. 하얀 물결 속으로 접어 들어가면 둥그렇게 누워있는 무덤들이 오름 자락에 포근히 안겨있다. 마치 용의 배꼽처럼 동그란 알오름이 귀엽게 누워있다. 용이 놀다 배꼽을 빠트리고 갔을까? 소 떼들이 느릿한 걸음으로 유유히 오름 자락을 누비고 있다.

 

거침없이 몰아치는 찬바람이 할퀴고 지나가도 아직 남아 소담스럽게 핀 물매화만이 나그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름 산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성산일출봉이 다가오고 행원리 하얀 풍차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온다.

 

양팔을 벌리고 부드러운 알몸 속으로 거친 바람을 가르며, 비행하다 덥석 고운 풀밭에 눕는다. 오름에 오르면 수많은 근심걱정은 거친 바람이 앗아가고, 남아있는 것은 온통 세상의 아름다움뿐이다.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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