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예쁜 잎을 가진 사랑스러운 두루미꽃

제주영주 2007. 6. 9. 16:26

 

두루미꽃

 

 싱그러운 풀내음으로 물들어 가는 유월, 한라산에 가면  두루미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루미꽃은 높은 산 침엽수 숲 속에 자라는 앙증맞은 꽃입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자그마한 들꽃이지만, 꽃도 피기 전부터 사랑의 눈짓으로 건너오기도 하지요.

 

두 개의 어긋나는 잎 모양새가 두루미가 날개를 펼친 듯하여 두리미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리미꽃은  

심장모양을 한 초록 이파리로 누구에게나 사랑으로 건너오는 사랑스러운 꽃입니다.

 

사랑의 눈짓으로 건너오는 예쁜 이파리가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꽃도 피기 전부터 사랑으로 건너온 사랑스러운 이파리, 하트 모양의 두 개의 잎은 초록의 사랑이라 부를 만큼이나 예쁜 잎을 가졌습니다.

 

 초록의 사랑은 자라서 무엇이 될까?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꽃이 피는 시기를 매번 놓쳐버린 탓에 귀여운 두루미꽃을 보지 못한 채 유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월부터 사랑스러운 이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으나 꽃이 피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큼지막한  꽃송이에 눈이 멀어서 자그마한 꽃을 들여다 보지 못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네 삶이 그러지요. 큰 것을 보면 작은 것은 보이지 않고 작은 것을 보면 큰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꽃산행도 우리네의 삶과 같습니다. 두루두루 살피며 보기란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해마다 놓친  두루미꽃과 눈맞춤을 하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다는 생각 탓인지  스치는 발걸음을 붙잡아 주더군요.

 

솜방망이를 닮은 앙증맞은 하얀 꽃봉오리가  화들짝 피어  꽃잎을 뒤로 젖히고는  꽃술이 꽃잎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갓 태어난 아기새처럼  젖은 날개를 비벼대며 어미를 찾는 듯 옹기종기 모여 날갯짓을 비벼대는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마음속에 새기고 있으면  살며시 사랑해~ 사랑해~ 라고 속삭이나 봅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부르는 소리,  소곤소곤 거리는 하얀 꽃술의 간지럼에 햇살도 살포시 내려와 입맞춤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