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속 이야기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제주영주 2006. 3. 9. 21:47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오름 가기도 좀 그렇다고 하여 약속장소로 나오지 못한 님들 조금은 약이 오를 겁니다.

 

노오란 꽃물결이 넘실거리는 그림 같은 풍경 속의 오름들 사월의 제주가 얼마나 예쁜지 아세요?

추적거리는 빗소리에 일단 오름 일정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오늘의 일정을 빗속에 마냥 젖어 버릴 수 없답니다.

 

비가 내리면 빗속을 뚫고 바람이 불면 바람 속으로
눈이 내리면 눈꽃이 피는 곳으로 달려가는 우리입니다.

 

달리는 차까페에서 은아님이 가지고 온 커피를 마시면서
노오란 꽃물결과 싱그러운 청보리 물결이 조화로운
제주의 아름다운 사월 속으로 떠났습니다.


나뭇가지마다 풀잎마다 대롱대롱 달려있는 이슬,
푸르게푸르게 옷을 입는 산천초목에 단비가 내립니다.

 

빗속을 뚫고 찾아간 곳은 천가지 아름다움이 있는 '美千窟'입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인공 폭포, 하늘로 치켜 솟아오르는 분수대,
화사하게 핀 철쭉, 진달래꽃 무더기 속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을 정원,

하늘 키만큼 커다란 야자수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이국적인 산책로,
노오란 나비떼 춤결 유채밭, 아담한 온실 안에는 각종 선인장들이 저마다 작은 꽃잎을 어여쁘게
피어 화사한 온실로 꾸미고 있습니다.

꽃비 속에서도 환하게 웃음 짓는 철쭉, 진달래가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꽃인사를 보내오는 정원 속에서 꽃이 되어 포즈를 취해봅니다.

 

끊임없는 꽃 인사를 받으며 잔잔히 들려오는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에서 오래도록 거닐고 싶은 곳입니다.

아름다운 정원이 끝나는 지점에 거대한 방사탑이 보이면서 천가지 아름다운 동굴이 시작됩니다.

 

3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방사탑은 제주도민의 숫자와 같은
55만 개의 돌로 만들어진 거대한 방사탑이 동굴 입구에 세워져 있습니다.

동굴의 길이는 1700미터이지만,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높이는
낮아지고 폭은 좁아지면서 365미터 지점까지 갈 수 있습니다.
365미터 지점까지 다녀간 사람에게는 365일 동안 미천굴에 신비의
기운으로 건강을 지켜 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동굴을 관람하고 나면 도자기 체험 학습장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서
투박한 도자기라도 만들면 좋을 듯싶습니다.

미천굴 여행을 마치고 나서 자박자박 내리는 빗소리에
천혜의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신라 호텔로 갔습니다.
신라호텔 산책 코스에 접어 들어가면 멋들어진 풍차가 있는
롯데호텔 산책 코스와 만나게 됩니다.


하얀 눈꽃송이가 달린 조팝나무, 키 작은 봄꽃들이 어우러진 풍차 배경을
벗삼아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운 산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새우란 꽃향기 가득 찬 전시장으로 달려가
어여쁘게 핀 새우란 꽃향기 속에서 녹차도 마시고
학생문화원 전시실에서 오랜만에 일석 언니를 만나게 되는 기쁨까지 누리게 되었습니다.

 

단비가 내리는 날에는 요렇게 데이트를 해도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