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그리고 나

오름

제주영주 2006. 3. 13. 00:01

칼바람 속에서도 봄꽃은 피어나듯이 
오름을 닮은 '한라산을 사랑하는 모임'

 

 

 

 

그윽한 매화향기 휘날리자, 어느새 목련꽃도 하얀 숨결을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그러나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는 가는 겨울이 아쉬운 듯,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을 앞세우고 찾아왔으나,  꽃샘 추위속에서 피는 봄꽃처럼 따사로운 마음 가득 안은 '한라산을 사랑하는 모임'은 칼바람이 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50여 명이 회원들은 세화요양원으로 향했습니다.

 

매월 둘째 주면 늘 그랬듯이 회장을 비롯해 회원들은 작은 손길이지만,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 세분이 무료진료를 보시는 동안 부모님과 함께 따라나선 어린이들도 자그마한 손으로 한데 뭉쳐 요양원 청소를 했습니다.

 

작은 사랑이 모여 큰사랑이 되듯이 작은 손길이지만 아름다운 손길입니다. 로댕은“손은 즉,‘인간의 마음'을 표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위대한 손은  인간의 따스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우리들의 손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이라도 언제든지 달려가 따스한 손길로 도울 것입니다.

 

 

칼바람 속에서도 봄꽃은 피어나듯이 보람찬 일을 마치고 나서 높은오름과 손지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칼바람은 쉬지 않고 모질게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움트는 나무, 풀꽃의 움직임조차 생명의 끈을 끊어 놓을 듯, 모진 바람은 한겨울 한파보다 더욱 강하게 세차게 몰아쳤습니다. 칼바람 속에서도 오름들은 칼바람과 맞서  싸우거나 피하지도 않습니다. 칼바람을 부둥켜안고 바람 속으로 뒹굴며 강하게 부드럽게 알몸으로 눕습니다. 오름들은 바람이 넘나들 수 있도록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 바람의 물결 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만들어 냅니다.

 

제주사람들은 오름을 닮았습니다. 바람과 함께 살아가는 오름처럼 모진 바람 속에서도 강하게 부드럽게 살아가는 법을 오름에서 배웁니다.
모진 바람에 억새풀이 눕고 황금빛 띠마저 눕습니다. 거센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면 아름다운 곡선 너머로 또 하나의 오름이 모습을 드려내 보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처럼  오름에도 함께 살아가는 바람과 오름의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곡선 너머로 그려집니다.

 

알몸으로 누운 오름은 봄빛으로 단장하기보다는 가을빛처럼 누우런 빛입니다. 금빛으로 물결치는 오름은 자그마한 봄빛의 꿈을 피어오릅니다. 누우런 풀 사이로 자그마한 꿈이 시작이 됩니다. 자그마한 꿈들이 하나 둘씩 피어나면 봄은 무르익어 푸른 여름의 깃발을 휘날리며 달려가게 됩니다.

 

 

 

-세찬 바람 사이로 들려오는 소리, 누가 손짓하지 않아도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오름들은 저마다 휘파람 불며 서로 끌어안고 모질게 뒹굴고 있다 오름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삼백육십오일 잠들지 않는 바람, 바다를 끌고 와 오름 안으로 던져 놓고 가는 모진 바람, 오름에 부딪히며 다시 살아나는 바람, 모진 바람이 있어 오름들은 강하게 부드럽게 알몸으로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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